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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흉년
  •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 승인 2009.03.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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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약 3900년 전, 팔레스타인(Palestine) 지역에서 살던 17세의 요셉(Joseph)은 형들에 의해 노예로 팔려간다.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요셉은 우연히 이집트 왕의 꿈을 해몽하는 기회를 갖는다.

그는 온 이집트 땅에 일곱 해 큰 풍년(豊年)이 있겠고, 후에 일곱 해 흉년(凶年)이 든다는 꿈 풀이를 한다.

문제는 7년간의 흉년이었다. ‘그 흉년이 너무 심하므로, 이전(以前) 풍년을 다 잊어버리게 되고, 이집트는 기근(饑饉)으로 멸망된다.’는 것이다.

왕은 그 대 흉년을 극복해낼 수 있는 인물이 다름 아닌 요셉이라고 생각한다. 그를 비상대권을 가진 총리(總理)로 임명하니, 그의 나이 30세요, 노예생활 13년 만에 자유를 얻게 되었다.

왕과 국민들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요셉은 일곱 해 풍년이 계속되는 동안, 요소요소에 엄청난 곡물을 저장하여 흉년에 대비한다. 뒤이어 무서운 흉년이 시작되었지만, 일심동체(一心同體)가 된 국민의 의지와 노력 앞에서는 환난도 맥을 못 썼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요셉 시대의 대 흉년 못지않은 경제위기가 찾아왔다. 이제 와서 ‘풍년’ 동안 무슨 일을 했느냐고 따진다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온 국민이 한 마음이 되어 똘똘 뭉치는 길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정상적인 국회의원들이라면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하여 거국적(擧國的)으로, 거당적(擧黨的)으로 뭉치는 것이 마땅하다. 도탄에 빠진 국민들을 살리고 위로하느라고 땀과 먼지로 범벅된 얼굴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의회활동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당혹스럽고, 이들이 정말 대한민국 국민일까 라는 의구심까지 든다. 그들의 행동이나 국량(局量)을 살피면 오합지졸(烏合之卒)의 그것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을 위한 과제 및 추진전략’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외환위기 이후 10년 이상 ‘사회통합’보다는 ‘사회갈등’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특히 자살률, 이혼율, 출산율 등이 반영된 ‘가족통합지수’는 OECD 중 꼴찌라고 한다. 어떤 영역보다도 단단해야 할 가족관계가 최하위인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갈등구조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문제인 것 같다. 농사를 짓다보면, 풍년일 때도 있고 흉년일 때도 있지 않겠는가.

흉년 때마다 이혼하고, 자살하고, 싸움질을 하는 등 살벌한 관계라면 가족이라고 볼 수 없다. 가족은 어려울 때 고통을 같이 나누고, 용기를 북돋우고, 사랑을 쏟는, 무조건적인 관계인 것이다.

우리는 현재 대 흉년을 겪고 있다. 국민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힘을 모으면, 이 환난도 그다지 위협적인 존재는 아닐 것이다.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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