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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다시 생각하며정기성(강릉대 교수, 경영학박사)
  • 정기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09.01.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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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己丑年)새해가 밝았다.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마음의 서원을 또 다짐하였으리라. 금년이 소의 해이다 보니 소에 얽힌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춘원 이광수는 을축년(乙丑年)을 맞으면서 우덕송(牛德頌)이라는 수필을 써서 소에 관한 글은 남겼다. 그는 “소는 짐승 중에 군자다. 그에게서 어찌해 배울 것이 없을까. 사람들아! 소 해의 첫날에 소의 덕을 생각하여, 금년 삼백육십오 일은 소의 덕을 배우기에 힘써 볼까나.” 하면서 소예찬론을 펼쳤다.

그렇다. 소는 농경위주 생활시대에 정말 귀중한 가축이었다. 그는 태어나 사람들의 일을 돕다가 죽어서는 고기로 보답한다는 말처럼 우리 생활과 밀접하였다. 소는 버리는 것이 없이 모두 유용하였다. 그래서 소는 일반 농가의 중요한 재산 목록이요, 소를 위해 정성을 쏟던 선조들은 소와 함께 살았다. 외양간을 집 가까이 두고, 소가 소화 잘 되도록 겨울에는 일찌감치 여물을 잘게 썰어 콩깍지와 함께 넣어 쇠죽을 쑤고, 거기에 가끔 쌀 겨울 등을 섞어 먹이는 등 많은 정성들을 부었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시골 각 동리의 골목마다 아침저녁으로 소죽 끓이는 냄새가 구수하게 퍼지던 시골정경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산업화되면서 이제는 모습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

더욱이 소고기 하면 손사래를 칠만한 일이 벌여 졌는데, 그것은 작년에 그리도 난리였던 광우병을 핑계한 촛불집회였다. 수입소고기 파동으로 어찌 보면 한우의 명성을 드높인 사건이었다. 그 후 우리는 소위 한우 소고기를 식당에서 먹기 위해 엄청난 가격을 지불해야하는 이변이 생겼다. 수입소고기를 먹게 되면 품격이 떨어지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한우 소고기 식당 주인이 소로 성공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 또래의 집 주인은 어려서 중학에 갈 때 부모님께 말씀하여 중학교 등록금 대신 송아지 한 마리 사달라고 하여 키웠다고 한다. 지금은 약 500여두로 소의 모습만 보아도 상태가 어떤지 알 정도로 정성스럽게 양육한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고 환산해 보니 엄청난 재산으로 불어난 것이었다. 보통 소는 현금으로 거래하는데, 수년전에도 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생체기준(암소) 10,000원/KG당으로 한우500KG기준 5,000,000원 정도 된다. 게다가 500여두의 우사와 땅 등을 계산하면 그 재산이 어마어마하게 불었음을 짐작케 하였다.

필자는 중학시절 송아지 한 마리를 집에서 기른 적이 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소꼴을 장만하러 논두렁과 강변을 가야 했고, 여름에는 바랭이 겨울에는 잔디를 깎아 오던 생각이 난다. 여름 강가의 갈대를 베어 꼴을 만들어 소를 먹이기 위해 강변에 가서 지게를 내려놓고 소에게 먹이기 위해 소를 매어 놓고 공부한다고 지게에 비스듬히 누워 노트를 꺼내어 보다가 어둑해서야 얼른 꼴을 베어 오던 추억도 있다. 그만큼 소먹이도 풍부하지 않았고, 여물을 먹이기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아끼던 소를 사정상 팔게 되었을 때 일 년여를 키웠으나 가격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아 노력에 비해 부가가치가 너무 작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후 얼마나 축산 농가들이 어려운가를 늘 생각하고 있으며, 공업이나 지식 산업과 같은 2차 3차 산업이야 말로 부가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경영학을 공부하고 대학 시절 컴퓨터 공부에 푹 빠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미국의 경우 몬태나 주에는 소를 거의 방목하여 수백만두를 키우고, 호주 뉴질랜드 등에도 토지가 넓어 소를 방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소를 거의 가두어 놓고 키우고 있으므로 어쩌면 비육우란 스트레스를 받은 소고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비해 인도의 소는 정말 온순해 보이는데, 대부분 비루먹은 것처럼 말라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는 정말 친근한 가축이다. 소로 농사를 지을 때 논을 갈고, 우차를 끌리고, 옛적에는 연자방아도 돌렸던, 인간의 힘으로 부족한 것을 소로 보충하던 귀한 짐승이었다. 그러나 한낱 육우로 둔갑한 한우를 보노라면 사회 변화의 무상함을 깨닫게 한다. 그래서 아마 금년 기축년(己丑年)은 농업에 대한 부가가치 증진과 기타 산업의 전환 등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본다.

정기성 칼럼니스트  kisungchung@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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