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물속에 둥지를 튼 가시고기의 암컷이 산란을 하고 그곳을 떠난다. 수컷 가시고기는 다른 물고기들이 알을 먹지 못하도록 잠도 자지 않고 지킨다. 알에서 새끼들이 태어나면 아비 가시고기는 온 몸을 바쳐 새끼들을 돌본다. 자식사랑에 그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해, 몸을 쇠진한 아비 가시고기는 서서히 죽어간다.
이러한 물고기의 부정(父情)을 우리생활에 조명하여 엮어낸, 조창인의 장편소설 “가시고기”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린 다움이는 병원에 수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다. 아이의 아버지는 가난하기 때문에 입원비를 대는 것이 너무 벅차다. 다움이 엄마는 어린자식과 남편을 버리고 외국으로 떠난다. 방사선치료의 한계를 느낀 아버지는 아이를 데리고 깊은 산골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어느 할아버지가 준 약초 끓인 물을 먹은 아이는 체력이 좋아진다. 그러나 얼마 후에 아이의 건강이 악화 되어, 다시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간다.
그 때 다움이가 살 수 있는 희망이 생긴다. 아이에게 맞는 골수를 구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아버지는 비싼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장을 팔려고 하였으나, 간암말기로 밝혀져서 신장대신에 각막을 판다. 그 돈으로 자식의 골수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자식의 백혈병을 고쳤으나, 간암말기인 아버지는 자식과 함께 살 수 없게 되었다. 자식의 행복을 위해 아버지는 일부러 냉정하게 대하여, 아이를 외국에 있는 엄마에게로 보낸다. 산골로 내려간 그 아버지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 채, 조용히 생을 마감한다.
“아빠는 죽어도 아주 죽는 게 아니란다. 세상에 널 남겨놓는 한, 아빠는 네 속에 살아 있는 거란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한이 없다. 아비 가시고기와 다움이 부친과 같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하면서 자식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 또한 모든 어머니들은 한 푼이라도 더 벌어 자식들에게 과외를 한 과목이라도 더 시키려고 안간 힘을 쓴다. 그러면서도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늘 미안해한다.
“자식은 영원한 채권자”라는 말이 있다. 이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을 잘 표현한 말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많은 것을 주지만, 그에 대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오직 자식이 잘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포도나무를 주지만, 자식은 부모에게 포도 한 송이를 주지 않는다.”는 알바니아 속담이 있다. 부모의 자식사랑은 일방적이다. 폭포수처럼 위에서 아래로 줄기차게 쏟아내는 내리사랑이다.
온 산야를 아름답게 물들였던 단풍이 지는 늦가을로 접어들었다. 단풍은 봄과 여름에 나무가 잘 자라도록 해주다가, 겨울을 맞아 나무에게 짐이 되니까 아무 말 없이 그 자리를 떠난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자식들과 따로 살면서 외로움을 달래고 계시는 부모님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부모님의 외로움을 녹여드리는 자식들의 따뜻한 마음의 난로가 필요한 계절이 되었다.
낙엽과 더불어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채권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부모의 내리사랑에 보답하고자 하는 채무자가 되어야 한다.
조성민 칼럼니스트 cho2880@hanyang.ac.kr
<저작권자 © 교차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남] "3호선 첫 삽도 안 떴는데...감일에 또 6,50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