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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찾아온 가을
  •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 승인 2008.10.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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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가을이 사라진 줄 알았었다.
6월 초부터 극성을 부린 찜통더위는 9월이 다 지나가도록 그 기세가 누그러들지 않았다.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지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동해에서는 바다물이 따뜻해지면서 한류성 어종인 명태· 정어리 등이 거의 사라지고, 대신 난류성 어족인 멸치와 오징어가 많이 잡히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 명물인 한라봉이 전남 고흥· 경남 거제 등을 거쳐 전남 나주까지 올라오고, 제주도에서는 몇 년 전부터 아열대 작물인 무화과와 뉴질랜드 열대 과일인 ‘골드 키위’ 등을 생산한다고 한다.
이러다가는 우리나라가 여름과 겨울만이 있는 아열대성 지역이 되고, 가을이 영영 증발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의구심도 가졌다.
9월이 저물어가기 시작하던 날, 가을비가 내렸다.
그리고는 가을이 찾아왔다.
그러나 우리는 모처럼 맞은 가을과 회포를 나눌 겨를이 없다.
미국 발(發) ‘금융위기’와 중국 발 ‘멜라민(Melamine)공포’ 등이 그 여름날보다도 더 진땀나게 하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월 15일 터진 금융위기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황상태로 만들었다.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번 금융위기를 ‘한 세기에 한 번 있을(once-in-a century) 사건’으로 진단했다고 한다.
미국 경기의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음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의 사실이다.
미 정부가 ‘마지막 카드’로 제출한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법안(긴급경제안정법)을 미 하원이 29일(현지시간) 부결시키자,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곧 수정법안을 표결에 부친다는데, 그에 따라 세계경제의 운명이 결정된다.
멜라민을 먹으면 신장계통 질환이나 고혈압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제조된 해태제과의 쌀과자 등에서 멜라민이 검출되면서, 전국이 멜라민공포에 쌓여 있다.
이에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의원이 “미국의 쇠고기 수입과 관련, 광우병에 걸린다며 대대적인 촛불시위를 벌인 한국 국민이 멜라민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가.”라고 물었지만, 사람들은 그에 대해 입을 다문다.
우리는 그 긴 ‘아열대’를 헤치고 나왔건만, 또 다시 아열대의 늪에 빠지게 되었다.
가을의 향기와 열매를 맛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을 의심치 않는다.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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