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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가 전혀 떠오르지 않았고, 사전 정비 작업도 없는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유고(有故)라도 된다면 우리 대한민국은 최대의 비상사태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절대권력자’ 김정일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북한은 패닉(panic) 상태에 빠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핵폭탄과 화학· 세균 무기로 무장한 117만 북한군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예상하기도 어렵고, 만일 권력투쟁으로 무정부 상태가 발생한다면 중국군대가 북한으로 밀고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남의 나라 일로 여기고, 눈만 번히 뜬 채 구경해야 되겠는가. 우리가 평화적 통일을 선언한다고 해서, 그 모든 일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순조롭게 풀리겠는가.
아무리 생각이 짧은 사람일지라도, 김정일이 사망하거나 권력을 잃는다면 우리에게는 엄청난 격동기가 들이닥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설사 김정일이 건강을 회복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상황의 도래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에 대비하여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아무리 위대한 인물이더라도, 무소불위(無所不爲)하거나 전지전능할 수는 없다. 또한 복잡다기한 나라 일을 혼자서 만기친람(萬機親覽)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의 비극은 김정일 위원장의 완벽성을 전제로 하여, 국가의 모든 시스템이 조직되고 작동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김정일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끊이지 않는 만기친람의 부담감에 시달리다가 쓰러졌는지도 모른다.
어느 특정인을 위인 또는 영웅으로 착각하고, 그를 떠받드는 것처럼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은 없다.
국가가 어려울 때면, 위대한 지도자보다는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는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국민의 뜻을 모으고 그 뜻을 겸허하게 받드는 지도자, 국가와 지도자를 사랑하는 국민들이 있다면 어떤 난국도 타개할 수 있는 것이다.
절대권력자가 없는 대한민국에서는 국민 스스로가 권력자요, 모든 국민이 만기(萬機)를 결정한다.
우리는 북한 동포들이 인간의 불완전성을 깨닫는 날이 오고, 김정일 등 권력자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결단도 할 줄 아는 ‘때’가 왔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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