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광주시 본회의장. 시의원들의 진지한 모습이나 회의장 분위기가 사뭇 긴장감을 갖게했다. 과거 밋밋했던 시의회의 모습과는 달라진게 분명해 보였다.
사실 시의회는 그동안 훌륭한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시의회가 진행하는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지역을 놀라게 할만한 뉴스는 생산되지 않았다. 또, 전문적 식견이 있는 집행부를 압도할 만한 일침을 가하지도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다 보니 행정사무감사나 시정질의와 관련 해 언론사에서 이른바 '베스트 의원'을 선정하는 것을 포기하기도 했다. 시의회와 집행부가 그럭저럭 같이 굴러간다는 비아냥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위가 가동된 1일의 시의회 모습은 변해 있었다. 강우로 침수난리를 겪었던 역동지역 피해에 대해 시공사와 감독기관을 불러 문제를 따지던 본회장에선, 의원들의 고성이 터져 나오는가 하면 직선적인 송곳질문으로 시공사를 움찔하게 만들었다.
피해 발생지인 역동을 찾아 발품을 팔며 주민들을 만나고 침수가 된 원인을 직접 발굴했던 시간들이 시의원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한 듯 하다. 사고원인에 대한 각종 사진자료와 동영상까지 준비 해 시공사를 추궁하던 시의원들은 시공사로부터 주민피해보상과 민원지에 대한 정밀조사 약속을 이끌어 냈다.
지난달 3명의 인명을 앗아간 실촌과 오포에서의 급류사고에 대한 특위도 긴장된 분위기였다. 한 의원은 "도대체 집행부가 시민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질타했고 또다른 의원은 행정법 책까지 들고와 유가족에게 보상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따지기도 했다. 관련규정상 보상이 어렵다는 집행부를 곤혹스럽게 하는 장면이었다.
한 의원은 "집행부가 상급기관의 보상규정을 들어 보상을 해 줄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광주시만이라도 보상규정을 따로 만들어 유사사고가 발생하면 보상을 해 줄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만약 내가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다고 생각해 보라"며 "시의회나 집행부가 사고로 고통을 받는 유가족들을 위해 어떻게든 위로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역동 침수피해와 하천 익사 사고를 다룬 시의회는 세밀한 현장조사와 피해시민를 먼저 생각하는 인간미가 돗보였다. 시의회의 존재의 이유를 느끼게 하는 본회의장이었다. 이런 훈훈한 인간미를 연출하는데 여야 의원이 따로 있지 않았다.
단지, "일 좀 똑바로 합시다"라고 의회에서 질타를 받은 뒤 본회의장을 나선 시공사와 집행부 관계자가 "저 때문에 괜시리 미안하게 됐습니다"며 서로를 위로하던 모습만 빼 놓고.
이규웅 기자 aa5767@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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