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포토뉴스
나눔 쉰여덟 | 정옥이(3)
그곳을 떠나오는 날까지 거의 반년을 상윤이네 집에서 뜨거운 밥을 먹었다. 나이만 내가 더 먹었지 상윤이 엄마는 속 깊고 마음 씀씀이가 말할 수 없이 좋은 게 나보다 십 년은 더 산 사람처럼 깊이 있는 여자였다.

그 곳을 떠나기 전날, 집 앞에서 누군가 나를 불렀다. “효숙언니!” 잊고 지냈던 내 이름이 들리는 순간 나는 누워있다가 내 귀를 의심하고 벌떡 일어났다. “효숙언니, 효숙언니!” 문을 열어보니 상윤엄마가 담벼락에 기대어 내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언니, 이름 잊어버렸지요? 언니 외로웠죠? 나는 다 안다 뭐. 언니, 우리 노래방 가요. 언니 노래 잘해요?”

“아니, 못하는데…”

“내가 노래 알려줄게, 우리 노래방 가요”하고 앞장서는 상윤 엄마가 부르는 노래는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이었다.

“참을 수가 없어서 이 가슴이 아파도 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 마디 못하고 헤어릴 수 없는 설움 혼자 지닌 채 고달픈 인생길을 허덕이면서 아아 참아야 한다기에 눈물도 보냅니다. 여자의 일생…”

열창하는 상윤 엄마의 노래는 듣는데 웃음이 나온다.

“왜 웃어요?”

“그냥 이뻐서… 히히.”

많은 노래 중에 왜 여자의 일생일까. 의자에 앉아 가만히 노래를 듣는데 지나간 시간들이 떠오른다.

빵을 굽다 점심시간이 되면 상윤이를 보내 함께 내려오게 했고, 장사를 마칠 시간이면 가끔 올라와 “오늘 고기 아주 좋은것 들어왔어요. 한 점 구워먹고 가요. 지금 고기 굽고 있는데, 소주 한잔 곁들여 먹으면 집에가서 잠 잘 오지”한다.

교차로저널  kocus@kocus.com

<저작권자 © 교차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교차로저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