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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와 초가삼간
  •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 승인 2008.07.1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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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를 살다보면 딜렘마(dilemma)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 시대에서는 권력과 비리에 순응하는 사람이 현인으로 간주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어리석은 ‘놈’이 된다.

1970년대 초반에, 어리석은 놈이 되어 서대문경찰서 유치장에 갇혀본 경험이 있다. 그때는 웬만하면 징역 3년을 때렸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아, 그런데 빈대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빈대는 극성맞을 만큼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었다. 밤이 새도록 그들과 싸우느라고, 한숨도 못자고 뜬눈으로 지냈었다.

그로부터 빈대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전과자(前科者)들이 ‘피’를 빨려가면서 빈대를 이겨낸 사람들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지금은 그 모습을 구경하기도 힘들지만, 당시에는 집안에 빈대 한 마리가 있다면 대대적으로 소탕작전을 벌여야 할 정도로, 빈대는 고통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미국 쇠고기’ 문제로 야기된 사회적 갈등이 생각지도 않은 방향으로 번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 평화적 촛불집회가 점점 격렬해지더니, 정권타도 운운 하는 구호도 들린다.

현재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쇠고기는 미국시장에서도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서, 수 억 명의 미국인들도 먹고 있다고 한다.

대다수 미국인들과 재미교포들은 쇠고기시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와 서울의 외국인 전문가들은 쇠고기시위가 한국이미지를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있으며,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초고유가로 세계경제가 위기상황에 몰리고 있는 상황임을 아랑곳하지 않고, 금속노조 등이 ‘쇠고기’를 명분으로 파업에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당혹감을 가지게 된다.

‘촛불’ 세력들은 비리의혹이 있는 KBS 정연주 사장과 광우병 오보(誤報)로 지탄을 받고 있는 MBC의 PD수첩 팀을 보호하기 위하여, 각 방송국 앞에 집결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이 나라의 해괴망측한 상황들을 주시하던 세계 기업들은‘투자할 곳이 못되는 나라’로 낙인(烙印)을 찍고, 투자자들은 돈을 회수해간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그러므로 국민들은 스스로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고, 때로는 그 의사를 행동으로 나타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국익(國益)을 전제로 하는 행동이여야 한다.

지엽적인 문제 때문에 전체를 망칠 수는 없다. 빈대를 잡는답시고 초가삼간(草家三間)을 태우겠다는 것인가. 누구를 위해서 그러겠다는 것인가.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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