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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국시대, 진(秦)나라 효공(孝公) 때 상앙(商鞅)이란 재상이 있었다. 진나라는 그의 법가사상을 바탕으로 한 부국강병책으로 더욱 강국이 되었고, 그에 의한 법령정비는 후에 천하통일을 가져오는 기틀이 되었다.
상앙이 처음 법률을 제정할 당시의 일이다. 진나라는 상대적으로 정치문화가 낙후되어 있었기 때문에, 국민들이 법률을 믿어 줄지 의문스러웠다. 그리하여 법률을 즉시 공포하지 않고, 한 가지 계책을 내었다.
상앙은 도성의 남문에 9ⅿ 정도의 나무를 세워놓고 이렇게 써 붙였다. “ 이 나무를 북문으로 옮겨 놓는 사람에게는 십금(十金)을 주리라.” 그러나 아무도 옮기려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오십 금을 주겠다고 써 붙였더니, 이번에는 옮기는 사람이 있었다. 상앙은 즉시 약속대로 오십 금을 주었다. 그리고 법령을 공포하자,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법을 잘 지켰다고 한다.
위와 같이 약속을 지키는 정부와 지도자가 존재할 때에, 국민들은 정부와 지도자를 믿고 법령을 잘 지키게 된다. 지도자의 핵심적 가치는 신뢰(信賴)인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지도자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6· 10 민주항쟁 21 주년인 엊그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서울 도심에만 8만명(경찰 추산, 주최측 주장 70만명)이 운집하는 등 지금껏 최대 인파가 참가한 가운데 전국 80여개 시· 군에서 동시에 열렸다.
‘쇠고기’ 때문에 이처럼 많은 시민이 시위에 가담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독재투쟁이나 월드컵 응원전에서 일어났던 현상이 무역관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단순한 쇠고기문제이겠는가.
이 대통령은 대통령후보로 당선된 후, 경쟁자였던 박근혜 전 대표가 ‘국정의 동반자’라고 수차례에 걸쳐 선언하여 많은 국민들을 감동케 만들었다. 국민들은 진짜 대통령감이구나, 남자다운 남자를 보는구나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 나라의 앞날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말은 그냥 ‘말’ 뿐이었다. 그때 이후, 국민들은 그의 말을 그냥 말로만 받아들이고, 믿지 않게 되었다.
이 쇠고기사건의 배후세력은 잃어버린 신뢰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인 것이다. 현 집권세력은 국민을 말로만 섬기지 않고, 온 몸과 마음을 다하여 국민을 섬기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만이 그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믿을 수 있는 정부와 지도자가 있다는 것은 국민으로서의 축복이요, 개인적으로는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편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고, 마음껏 미래를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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