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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狂牛)
  •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 승인 2008.05.3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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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는 신석기시대 이후 현재까지 인간에게 ‘몸 바쳐서’ 봉사해왔다. 멍에를 메고 논· 밭을 갈아주는 일꾼이 되기도 하였지만, 죽어서는 인간들이 즐겨 찾는 식육이 되었고, 가죽을 남겨 생필품의 문화에 이바지하였다.

소는 천성이 착하여 주인에게 대드는 일이 없고, 도살장에 끌려갈 때도 개나 돼지처럼 ‘발악’하는 일이 없이 조용히 눈물만 흘린다고 한다. 소에게는 생사(生死)의 본질을 알고 있는 도인(道人)의 품격이 있고,  살신성인(殺身成仁)의 길을 가는 성자(聖者)의 풍모가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인도에는 소를 현신(現身)의 신(神)으로 모시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소를 신으로 모시고 있는 그 인도인들의 눈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잔인무도한 식인종처럼 비쳐질지도 모른다.

등심· 안심 등 부위별로 요리해먹는 것은 무론하고, 소머리국밥· 선지해장국· 내장탕 등 메뉴도 다양하기도 한데, 사골이니 뭐니 하며 뼛조각까지‘맛있게’ 싹쓸이 해버린다.

그토록 소를 각별히 여기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때 아닌 ‘미친 소’ 문제가 불거져 나와 정국이 혼란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

소는 원래 미치지 않는다. 도인의 품격을 갖추고, 성자의 풍모가 있는 소가 미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인 것이다. 멀쩡한 소를 탐욕투성이의 인간들이 미치게 만든 것이다.

소를 미치게 만든 우리 인간들도 점차 미쳐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버릴 수가 없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운동이 갈수록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까지 나흘째 서울 청계광장, 시청광장에서 촛불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시민들의 열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28일 0시30분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 100여명이 “나는 당당하다. 시대가 원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촛불집회는 합법적이다”라고 하면서, 자진해서 경찰에 연행되었다고 한다.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에서 1997년 이후에 태어난 미국 소 중에 광우병에 걸린 소가 한 마리도 없고, 미국 땅에서 인간 광우병에 걸린 사람도 단 한 명도 없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이 없다고 한다. 국민의 70~80%가 광우병 걸린 미국 소가 들어오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뭔가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호흡을 가다듬고 이 사태를 수습하는 데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진실을 정확히 알고, 시시비비를 냉정하게 가려야 한다.

현재,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소를 미치게 만든 인간들, 특히나 소를 좋아하는 우리들의 업보(業報)인 것 같다.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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