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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그만 속아요<칼럼> 권광식 교수(방송대)
  • 권광식 칼럼니스트
  • 승인 2008.02.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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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에게 감흥 못주는 정치 굿판

정치의 계절, 천사와 악마가 뒤엉켜 노는 선거 굿판이 슬슬 자리를 펴고 있다. 막상 굿판의 관객(국민)은 별로 인데 무대에 나와 장기자랑하게 되는 정치인 당신들은 사뭇 애달은 모양이다.
그 규모와 비용에서 큰 굿판인데 관객에게 흥은커녕 큰 짐만 지게 해온 것이 여태까지의 정치 굿판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가 선한 보통사람들에게 지운, 속임과 수탈의 강요된 짐은 정당성을 가진 이유 있는 것이며, 정말로 회피할 수 없는 것인가? 정치굿판을 보면서 부아가 날 때 불쑥 터져 나온 물음이다.

공자도 링컨은 지금 없다.

그러니까 선거철에는 백성을 위해 그리고 당선되고 나면 자기들 위해 분주한 정치인들의 위장취업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그동안 선한 보통사람들은 정치에서 너무 많이 속아 살아 온 것이다.
인생살이 고진감래라 우리도 이쯤 됐으면 「공자」님 같은 현자도, 「링컨」처럼 선한 보통사람들 지켜주는 정치인이 나올 법도 한데, 지금 우리 이웃의 보통사람들에겐 고달픈 삶의 짐덩이만 덩그렇게 쌓여 있을 뿐 「공자」도 「링컨」도 도무지 안 보인다.
그래도 그 보통사람들은 축 처진 오늘을 탈출하려는 욕심에서 속아봐야 본전으로 셈 치고, “본관”이 새로운 공자」고 「링컨」으로 자가 발전하는 비위 좋은 자기지역 정치인에게 기대본다.
그러나 우리 앞에 벌어지는 정치판은 가히 폭력 수준의 야만으로 차 있다. 지역을 부자마을로 바꾸겠다고 마술사는 저리가라다. 아예 까놓고 물신교(物神敎)를 철저히 옹호하겠다는 공약만이 펄럭인다.
미래, 평화, 생명, 복지를 향한 그림은 서푼어치의 값도 치지 않는다.
지역발전, 주민소득 미명아래 산 깎아 하천 메워 뚝딱 지은 러브호텔, 고기집이 시방 그 동네에 던져 준 것은 쓰레기와 난잡과 자동차 냄새 말고 뭘 가져다주었던가.

개발, 성장의 장막에 포위된 보통시민들

정치인들의 개발, 성장 구호에 선한 보통사람-시민들의 모든 것이 포위 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도 돈물에 빨려 들어 붙잡혀 있고, 광역화장장 유치도 돈 줄에 걸려 포박당해 있다. 그 돈물, 그 돈줄이 어디와 잇대고 있는지를 안다면 또 속은 것에 허망해 할 것이다. 우리가 평화의 댐을 기억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신의 야만주의는 날개를 더 달고,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 엄살을 부리고, 진짜 힘든 사람들의 호소는 씨알도 안 먹히고, 인간적인 가치들이 퇴물로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선한 백성들은 「공자」와 「링컨」을 만나려 해매고 있지만, 그것은 번번이 착각이었음이 역사는 확인시켜 주었지 안했던가.
부처 찾아 삼만리 헤매온 운문스님을 문전박대하며 호통 치던 큰 스님(목주선사) 말이다. “이 미친놈아, 네가 바로 부처인데 뭘 남에게 의지 하려 하느냐” 차라리 지금 우리에게 호통치며 네 안에서 찾으라는 소리 아닌가!
이제 인류의 마지막 희망, 시민의 기도 하나 있다면 개발, 성장주의와 대항하며 이겨내는 길이다. 그러나 무지하게 어려운 길이다. 달콤한 유혹과의 싸움, 깨지면서 깨달음으로 생각을 바꾸는 일이 따라야 하니 얼마나 어려운가. 물론 쉽지 않지만 그 길이 가장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길이다.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

오늘 길을 묻는 우리 선한 보통사람들-시민을 위해서 미국의 지식인 실천가 「리 호이니카」 교수의 저서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에서 하신 말씀이다. “모방할 만한 친구를 찾아라. 시민공동체의 복원이야 말로 현대 속임 정치와 개발, 성장주의가 강요하는 온갖 불행의 길에서 자발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믿을 수 있는 길이다.”
지금 우리는 탈진에서 도망치는 것으로가 아닌 공동체 복원, 시민을 위한 주민교육운동이 필요하다. 저때 하남시의 화장장반대 범대위 같은 마을 주민들의 생명지킴이 운동은 성공한 공동체 실험이다. 우리 손잡고 비틀거리며 생명의 땅, 정의의 길을 걸어갈 오늘의 우리가 없다면 우리의 마을, 우리의 고향, 우리 다음의 아이들은 내일 어디에 있게 될까?

권광식 칼럼니스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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