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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자기기인(自欺欺人)
  •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 승인 2007.12.2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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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터널을 빠져나온 것 같은 느낌이다.

본시 세상사는 일이 간단치 않은 것이지만, 2007년처럼 길고도 곡절이 많은 해도 드물었다. 며칠 후면 새해가 되고, 이미 새 대통령도 뽑아놓았다. 해 돋는 동해안에 가서 함성을 지르고 싶고, 누적된 피로감 때문에 푹 쉬고도 싶다.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녹초가 되게 만들었을까.

1년 내내 한국사회를 뒤흔든 학력위조, 논문표절, 정치인과 대기업의 도덕 불감증 행위들을 보고 겪으면서 마음이 멍들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서로 믿을 수 있어야 만이 희망적인 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 사회적 동물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으니,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다. 만나는 사람마다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자기기인’(自欺欺人)을 선정하였다. 자기를 속이고, 남도 속인다는 의미라고 한다.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사람 또는 도덕 불감증 세태를 풍자하거나 망언(妄言)을 경계하는 성어(成語)로 널리 쓰인 말이다.

우리나라는 사기나 협잡 등의 범죄를 너무 관대하게 처벌하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이 능력자로 보이고, 곧이 곧 대로 사는 사람은 바보로 취급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자본주의체제는 신용사회이므로, 체제수호 차원에서 거짓을 엄단해야 마땅하다. 거짓을 일삼는 자들이 이 땅에 발을 못 붙이도록 관계법을 고쳐야 한다.

‘이처럼 비천하고 경멸스러운 악덕은 없다. 자신이 거짓말을 하는 것을 일단 허락하는 사람은 두 번, 세 번 거짓말하기는 더욱 쉽다는 것을 알게 되며, 마침내 그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다.’ - 미국 제3대 대통령을 지낸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의 말이다.

개개인 간의 거짓말도 안 되지만, 특히 지도자의 거짓말이 끼치는 영향은 엄청나기 때문에 용납해서는 안 된다. 지도자가 진실 되지 않다면, 국민은 누구를 믿어야 한단 말인가. 어떻게 마음 놓고 내일을 설계할 수 있단 말인가.

‘그대가 순진하고 맑고 결백한 마음을 가졌다면, 그것이 열 개의 진주목거리보다 더 그대의 행복을 위한 빛이 될 것이다. 비록 그대가 지금 불행한 환경에 놓여있다 할지라도 그대의 마음이 진실하다면 아직도 힘찬 행복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진실한 마음에서만 인생을 헤쳐 나갈 지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지위가 높고 지식이 많다 할지라도, 진실을 잃는다면 그 지위도 지식도 그대를 떠날 것이다.’ - 페스탈로찌

무자년(戊子年)이 밝아온다. 새 마음으로, 진실 되게 살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가자.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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