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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행복
  •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 승인 2007.12.1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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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병원 송명근(56) 교수와 심혁순(52) 부부는 5년 전에 재산의 사회환원을 명시한 유언장 공증을 해놓았는데, 현재 그 액수가 2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송 교수가 심혈을 기울여 독자개발한 심장 판막제품이 세계적으로 대히트하였고, 그래서 예상보다 재산이 많이 불어났다는 것이다.

“이 결정을 할 때 고민을 안 했다면 거짓말이고 난들 왜 고민을 안 했겠느냐”며 “하지만 사회생활로 번 돈은 사회로 다시 돌려주는 것이 나의 인생철학”이라고 말하는 송 교수는 두 자녀에게 결혼자금으로 3억씩을 주기로 하였고, 자녀들도 부모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고 한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환자들을 살려내느라고 평생을 수술실에서 보낸 송 교수가 아닌가. 그 오랫동안 ‘피’를 묻혀가며 번 돈을, 땀으로 얼룩진 연구결과로 쌓게 된 재산을 내 자식도 아닌 남에게 준다는 사실이 속인(俗人)들로서는 어리둥절할 뿐이다.

아니, 2백억 원이 적은 돈인가. 원 없이 사치도 하고, 호강을 누릴만한 액수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벤츠를 몰고 골프나 치러 다니던가, 고급술집에서 돈을 뿌린다 해도 다 쓰기가 힘들 것이다.    

봉건시대에도 돈의 위력은 막강하였다. 돈만 있으면  백정도 족보를 사서 양반행세를 하였고, 일자무식(一字無識)의 파락호도 벼슬을 사서 사또로 변하였다. 오죽하면 돈으로 저승사자를 매수하여 엉뚱한 사람을 잡아가게 할 수 있다고 하였겠는가.

하물며, 자본주의체제에서 돈이 얼마나 위력을 갖고 있는가를 설명한다는 것은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인격이 고매하고, 훌륭한 변설로 존경받던 인사가 돈에 대한 유혹에 빠져 하루아침에 매장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내 노라’하는 권력자들도 수뢰죄로 철창문을 들락날락하는 몰골들을 지겨울 정도로 보아왔다.

돈 때문에 이혼하고, 돈 때문에 살인하고, 돈 때문에 배신하고, 돈 때문에 사기치고, 돈 때문에 사랑을 버리고, 돈 때문에 명예를 잃고, 돈 때문에 벼슬도 뺏기고, 돈 때문에 비탄에 빠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렇게 엄청난 가치와 위력을 가진 돈을, 그것도 2백억씩이나 남에게 던져버리는 송 교수의 ‘이상한’행동을 이해하기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송 교수는 유한양행 창업자 고(故) 유일한 박사의 전기를 읽고 그러한 결심을 하였고, 재산 많은 노인 환자의 심장수술을 앞둔 상태에서 자식들끼리 재산 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결심을 더욱 굳혔다고 한다. 재산을 ‘버린’그는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녕, 알 수 없는 일이 세상에는 많구나. 돈만 있으면 행복할 줄 알았건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구나.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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