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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도박 중독의 늪
  • 조성민 칼럼니스트
  • 승인 2007.09.2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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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전방부대에 내기를 좋아하는 중위가  있었다. 그는 순발력이 뛰어나 내기를 하여 누구에게든지 돈을 땄다. 그의 내기로 인해 군기가 문란해 졌으나, 직속상관인 대대장의 통솔능력으로는 중위의 도박벽을 고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인근부대에 호랑이라는 별명을 가진 동기생이 있는 대대로 전출을 보냈다. 

중위가 전입신고를 하는 날, 호랑이 대대장은 근엄한 표정으로 중위의 기를 꺾고자 하였다. 그런데 신고를 마친 그는 대대장 앞에서 히죽히죽 웃었다. 그 이유를 묻자, 대대장의 오른쪽 발가락이 여섯 개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대대장이 화를 내자, 중위가 “발가락이 다섯 개라면 제가 맥주 10상자를 사고, 만약 여섯 개라면 대대장님이 10상자를 사십시오.”라고 내기를 제안했다. 대대장은 자기 발가락이 다섯 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심으로 쾌재를 불렀다. 대대장이 양말을 벗고, 중위가 세어보니 발가락은 다섯 개였다. 호랑이 대대장이 내기에서 이겼다.

호랑이 대대장이 전임 대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중위와 내기를 하여 이겼으니, 주말에 그 맥주를 함께 마시자고 했다. 전임 대대장이 놀라며, 우리부대에서는 내기에서 한 번도 져보지 않은 중위를 이겼다니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어떻게 이겼느냐고 묻자, 호랑이 대대장이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전임 대대장이 “아이고” 하며 신음했다. 이유인즉 중위가 전출신고를 하는 자리에서 전임 대대장에게 자기가 미워 다른 부대로 전출을 보내시는데 마지막으로 내기를 하자고 했다. 전입신고를 하는 자리에서 “신임대대장의 오른 쪽 양말을 벗기면 맥주 50상자를 사시고, 못 벗기면 제가 50상자를 사겠습니다.”는 제안이었다.

놀이에 사행성을 두면 도박이 된다. 중위의 행위도 사행성에 의한 대가성이 있기 때문에 도박이다. 누구든지 처음에는 보통 화투로 점심내기를 하다가 푼돈내기로 발전하여 나중에는 많은 돈을 걸고 도박을 하게 된다. 급기야 도박중독자가 되어 전 재산을 날리고 폐인이 되기도 한다.

2006년도에 바다이야기 사태로 우리사회가 도박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사회전반에 확산된 물질만능주의와 한탕주의가 도박중독을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성인남녀 230만 명이 도박으로 인해 문제를 겪었고, 그 중 130만 명이 병적 도박자로 추정된다. 도박중독에 빠진 사람은 돈을 잃은 뿐만 아니라 건강, 가족, 직장 모든 것을 잃게 된다.

도박중독에 빠진 사람이 그 늪에서 빠져 나오려면 첫째, 본인의 처절한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족은 당사자가 도박중독자라는 걸 인식하도록 상기시켜 주어야 하며, 도박중독에 더 빠지지 않도록 당사자에게 책임감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이 때 가족은 도박으로 진 부채문제를 해결해 주어서는 안 되며, 본인 스스로 조금씩이라도 해결하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도박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을 확대한다든가, 정신병원에서 치료받을 때 의료보험혜택을 준다든가, 노숙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쉼터와 같은 장소가 필요하다.

도박중독의 문제는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할 문제이다. 그러므로 본인ㆍ가족ㆍ사회가 일체가 되어 그 수렁에서 헤어 나올 수 있도록 공동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조성민 칼럼니스트  cho288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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