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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조강지처의 참모습조성민 한양대 법대 교수
  • 조성민 칼럼니스트
  • 승인 2007.08.2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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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숯을 만들어 읍내에 내다팔며 생활하는 노총각이 뒤늦게 장가를 가 신부를 위하며 살았다, 고된 삶이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하며 격려했다. 이들의 간절한 꿈은 집장만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입지 못하면서도 꾸준히 저축을 했다. 오랜 동안 땀 흘린 보람으로 집 한 칸을 마련했다. 그들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세월이 흐른 후 먹고 살만하게 되자 숯장수 남편은 교만해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집안 살림과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몸단장을 전혀 못하고 지내는 아내를 보자, 그렇게 못나 보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남편은 아내에게 당신처럼 구질구질한 사람과는 같이 살 수 없으니 친정으로 가라며 구박을 했다. 심성이 착한 아내는 남편에게 한 마디 말대꾸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떡였다. 며칠 후 아내가 얼굴을 곱게 분단장하고 장롱 속에 보관했던 나들이옷으로 갈아입고 보따리를 챙겼다.

집을 나서며 작별인사를 하는 아내를 쳐다본 남편은 자기 눈을 의심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세상에 또 있을까 할 정도로 멋있는 여인이 자기 앞에 서있는 것이 아닌가. 평소에 남편이 입던 헌 옷만 입고 숯을 굽느라 얼굴에 검댕이 묻어 있던 그 얼굴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자기 아내가 이렇게 고운 줄을 미처 몰랐다. 얼굴이 붉어진 남편은 얼른 아내에게로 다가가 거칠어진 손을 꼭 잡으며 자기의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다. 다음부터는 절대 어리석고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겠노라고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어려울 때 고생을 함께한 아내를 조강지처(糟糠之妻)라고 한다. 술재강(糟)과 겨(糠)로 끼니를 이을 만큼 구차할 때 함께 고생하던 아내를 일컫는 말이다. 조강지처는 결혼생활을 시작할 때, 부부가 함께 수고하고 저축하여 집을 장만하겠다는 소박한 비젼을 남편과 함께 한다. 비젼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이요, 절망적인 환경에서도 희망을 창출하여 나가는 능력이요, 남들이 길이 없다고 말할 때에도 스스로 길을 찾아 열어나가는 도전정신이다. 이러한 비젼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함께 정성을 모으는 부부는 행복을 누리지만, 이를 함께 하지 못하면 가정이 흔들리게 된다.

그리스신화에 의하면 원래 남자와 여자는 한 몸이었다고 한다. 즉 자웅동체(雌雄同體)였다는 것이다. 남녀가 한 몸이다 보니 힘이 센 인간은 조물주의 말을 거역할 때가 많았다. 조물주는 인간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한 몸이었던 남자와 여자를 갈라놓았다. 그 후 갈라진 남자와 여자는 서로 그리워하게 되었고, 한 몸이었던 자기 짝을 찾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결혼이다. 그러므로 결혼을 하면 부부는 서로 상대방의 부족함이 나의 부족함이요, 상대방의 잘못이 나의 잘못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리하여 부부는 일심동체(一心同體)라고도 한다.

근래에는 신혼부부도 사소한 일로 다투고 쉽게 헤어지는 경향이 심해져 가족해체가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 원인은 부부가 서로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정부에서는 5월 21일을 부부의 날로 선포하고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였다. 21일로 정한 것은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자는 것이다. 부부의 인연이란 상대방을 이해하는 극한점이다.

조성민 칼럼니스트  cho288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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