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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그것은 차라리 전투였다.
한나라당의 17대 대선후보가 되기 위한 1년 2개월에 걸친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 박근혜(朴槿惠)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쟁에서 이 후보가 승리하였다.
20일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발표한 득표 내용을 보면, 박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겼지만 여론조사에서 뒤져 박빙(薄氷)의 차이로 패배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정당의 대통령후보는 그 정당 구성원들의 의사가 반영되어 선출되는 것이 합당할 것임에도, 일반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여 후보의 당락(當落)이 뒤바꾼다는 것은 뭔가 모순된 점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하여 이에 대한 항의가 잇따르는 등 경선후유증이 있지 않을까 하고 당원들뿐만이 아니라 국민들도 우려하였다.
그러나 박 후보는 “경선 패배를 인정한다”면서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오늘부터 저는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고는, 이 후보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건네는 등의 지도자다운 행동을 보여 전당대회장과 온 나라를 감동에 젖게 만들었다.
그는 ‘진흙탕’에서 피어난 꽃이 되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이 또아리 틀고 있는 ‘정치판’처럼 구질구질하고, 사회악이 판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룰’은 아예 지킬 생각이 없고, 툭하면 고소·고발이요 생트집 잡는 일을 지혜로 아는 정치꾼들이 도처에 깔려있다. 또한 그들은 배신(背信)을 미덕으로 알고, 표변(豹變)을 능력으로 알고 있는 것 같으니 정신 멀쩡한 사람들이 어찌 그들을 믿고 존경하였겠는가.
울분을 삭이기 힘들었던 박사모(박근혜 팬클럽)들이 경선 불복종을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가는 등 난리법석을 떨었다. 그러자 박 전 대표는 “경선 승복은 진심··· 섭섭하더라도 내 뜻 따라달라”고 당부하였다고 한다. 그의 자택을 방문한 캠프의 몇몇 남성의원이 눈물을 보이자 “내가 많은 남자를 울리네요”라고 농담을 하였다는 그의 의연한 모습에 찬탄을 하게 된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그는 당분간 언론에 등장하지 않을 것이니, 이는 이 후보가 위상을 세워야 할 시점에 박 전 대표가 언론에 등장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치인 등 지도자의 어떠한 행동, 한마디의 말이 끼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반 국민, 시민들은 그들의 언행(言行)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금도(襟度)가 있어야 한다. 그 금도를 지니지 않고 시정잡배와 같은 행동을 한다면, 그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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