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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 진실한 경로사상 실천하면
  • 조성국 칼럼니스트
  • 승인 2007.07.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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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의 가족제도는 가장이 노인이 되면 자녀들이 경제적으로 풍부하지는 못했어도  부모님을 극진히 모시고, 또 효도를 인륜의 으뜸 덕목으로 여겼기 때문에 노후에도 소외감을 덜 느꼈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노인을 공대(恭待)했던 경로효친사상(敬老孝親思想)은 그 자체로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노인복지제도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1960년 대부터 사회구조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모, 경제성장이 되어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보릿고개’는 넘었지만 반대로 가정형태가 대가족제도에서 핵가족화하고, 노부모에 대한 효성도 줄어들더니, 2005년 호주제도(戶主制度)를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사회변천에 따라 노인들이 자식과 떨어져 외롭게 살아야 하고. 임종이 가까우면 집에서 병원으로 모셔 싸늘한 병실에서 생을 마감하고, 시신은 더욱 싸늘한 영안실내 냉장실에 안치, 장례를 치르는 것이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노인들의 죽음에 대한 공포는 과거보다 더 심해졌다. 결국 가장 훌륭한 노인복지제도가 붕괴된 것이다.

하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경로사상(敬老思想)은 훌륭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고, 노인을 친절히 공대(恭待)하면 축복 받는다 것도 마찬가지이다. 한 예를 들어본다.

학자요, 정치가인 제임스 레이니(James T. Laney)는 1993∼97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로 근무했다. 그는 주한 대사의 임무를 마치고 귀국하여 에모리대학교(Emory University- 조지아州 애틀랜타市)의 교수가 되었다. 그는 건강을 위해서 매일 걸어서 출퇴근을 했다.

어느 날 학교에 출근하다가 길가 벤치에 쓸쓸하게 앉아 있는 할아버지 한 분을 발견했다. 그는 노인에게 다가가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고 말벗이 되었다. 그 후 시간이 날 때마다 그 노인을 찾아가서 말벗이 되기도 하고, 노인의 집 마당의 잔디를 깎아주거나 커피를 함께 마시면서 2년여 동안 교제를 나누었다.

그런데 며칠 째 출근길에 그 노인을 만나지 못해 궁금해서 그 노인의 집 문을 두드렸다. 그 노인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면서 그가 바로 세계적 기업인 코카콜라회사의 회장을 지낸 로버트 우드러프(Robert W. Woodruff)임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그 때 한 사람이 다가와 "회장님께서 당신에게 남긴 유서가 있습니다."라면서 봉투를 건넸다. 그 유서 내용을 보고 제임스 레이니는 너무 놀랐다.

"당신은 2년여 동안 내 집 앞을 지나면서 나의 '말벗'이 되어 준 친구였소. 우리 집 뜰의 잔디도 깎아주고, 커피도 함께 마셨던 나의 친구, 레이니에게…. 고마웠어요. 나는 당신에게 25억 달러(약 2조4천억 원)와 코카콜라주식 5%를 유산으로 남겨드립니다."는 내용이었다.

너무 뜻밖의 유증(遺贈)을 받은 제임스 레이니 교수는 세 가지 점에서 놀랐다.

첫째, 세계적인 부자가 그렇게 검소하게 시골에서 살았었구나 하는 것.

둘째, 자신이 코카콜라 회장이었음에도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

셋째,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 지나가는 사람에게 그렇게 큰돈을 준 것이었다.

제임스 레이니 교수는 받은 돈을 전부 에모리대학교에 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이로 인해 에모리대학교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에모리대학교에서는 엄청난 돈을 증여(贈與)한 그를 총장으로 모시기로 결정했다. 그는 에모리대학교의 총장이 되었고, 지금은 명예총장으로 있으면서 한반도 전문가로 남북문제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제임스 레이니가 노인에게 베푼 따뜻한 마음 때문에 엄청난 부(富)가 그에게 굴러들어왔지만 그는 그 부에 도취하여 제정신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그 부를 대학발전기금으로 내 놓았을 때 그에게는 대학교 총장이라는 명예가 주어졌다. 그는 대가를 전혀 바라지 않았지만 예기치 않은 부와 명예가 그를 찾아왔다. 순수하고 진실한 경노사상의 실천으로.

조성국 칼럼니스트  cho-g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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