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쪽에서 ‘대통합’을 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대통합을 말하지 않으면 그는 곧 소통합내지 중통합론자로 몰려 하루 아침에 한심한 이로 매도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 진영 어디에서고 ‘시대정신’은 곧 대통합일진대, 대통합을 향해서 가는 길은 왜 이리 꾸불꾸불하고 돌멩이가 가득한 몹쓸 길일까.
나는 이 현상의 핵심에는 ‘자기중심주의’가 또아리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더불어 주도권에 대한 끝없는 집착 때문이라고 본다.
대통합의 중요한 주체들인 제 세력이 하나도 빠짐없이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언제든 변두리로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제 세력이 각각 가지고 있는 것이다.
통합민주당은 ‘정통성’이라는 것을 무기로, 열린우리당은 ‘그래도 한때 제1당’이라는 것을 가지고, 시민사회세력은 ‘도덕성’이란 잣대로 상대들에 대해 제 밑으로 들어오라는 자세를 보여 왔다.
그런데 위의 제 세력은 내세우는 무기와는 별개로 또 다른 취약점들을 모두 안고 있기 때문에 상대들을 압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못하다.
통합민주당은 내세울만한 대통령후보감이 없고, 열린우리당은 지난 4년간의 성적표가 그 당의 실체를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으며, 시민사회세력은 그 실체와 내용이 꽤나 부실하다.
다시 말해 제 세력이 도낀개낀이어서 ‘블랙홀’ 역할을 할 수 있는 세력이 없다. 현재의 상황이 이러하다면, 시간표상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제 세력은 현실을 정확히 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접점을 찾아야 한다.
첫째, 열린우리당은 ‘그래도 한때’에 대한 향수를 버려야 한다.
지난 4년간 국민이 그 당에 보낸 ‘신호’를 바로 읽고, 그에 맞는 겸허한 처신을 해야 한다. 왜 그 당에 몸담았던 국회의원의 반수 이상이 당을 떠났는지 다시금 곱○○○어 보아야 한다. ‘그래도 지금 73석’이고 “우리를 빼놓고 무슨 대통합을 이야기 할 수 있냐”라는 한가한 넋두리는 이제 거둬들여야 한다.
둘째, 통합민주당은 지역기반이 정통성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시대정신을 제대로 못 읽으면 잠시나마 모여들곤 했던 그 지역의 민심은 일거에 포말처럼 흩어질 수 있음을 똑똑히 보아야 한다. 그 지역의 민심은 이 나라에서 가장 투철하고 집중적이어서 대의(大義)에 어긋나거나 소리(小利)를 추종코자 하는 집단에 애정을 줄 리가 만무함은 우리 현대사가 증명해 왔다.
셋째, 시민사회세력은 정치가 엄연한 현실을 골조로 한 건축물임을 간과하지 말기 바란다. 지금은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짜여졌던 1980년대 상황도 아니며, 흔히 이야기하듯 현재의 정치권이 일방적으로 매도될만큼 부도덕한 개인들의 집단이기만 한 것도 아님을 직시하기 바란다. 같이 아우를 수 있는 자세가 우리의 일보전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결론은 이렇다.
현 상황이 우리에게 있어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데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 아울러 시간은 우리를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벼랑 끝에서 우리는 이렇게 합의하자. 우리에게 그나마 마지막 희망과 기대를 걸고 있는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자.
국민은, 우리가 우리끼리 미주알 고주알, 있는 것 없는 것 다 들추어 내어 서로의 차이점을 찾아내고 배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국민은 우리가 큰 모습으로 크게 어우러지는 것을 원한다. 크게 타협하고 크게 한덩어리가 되자.
역사는 2007년의 이 타협을 ‘위대한 대타협’으로 기록할 것이며, 이는 곧 승리로 이어질 것이다.
2007. 7. 8
국회의원 문 학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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