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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새끼독수리들이 살았다. 한 독수리는 부자였고, 다른 독수리는 가난했다.
부잣집 새끼독수리는 어릴 때부터 고생을 모르며 편안하게 자랐다. 어미독수리는 새끼가 귀여운 나머지 매일 맛있는 먹이를 잡아다 주어, 이 독수리는 나이가 들어서도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힘들여 비행하는 법을 배워 먹이감을 구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태풍으로 전 재산이 날아가 버렸다. 부자독수리는 상심한 나머지 그만 저 세상으로 가버렸다. 졸지에 어미를 잃고 고아가 된 새끼는 혼자서 생활해야만 했다. 그런데 어미가 마련해주는 먹이에만 익숙하고, 날줄 모르는 이 독수리는 먹이감을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평생 고생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가난한 독수리는 새끼독수리를 강하게 키우고자 하였다. 그 어미는 아직 날줄모르는 새끼를 절벽위로 데리고 올라가서 아래로 떨어뜨렸다. 새끼독수리는 날개 짓을 해보지만 수직으로 하강하고, 땅에 떨어지기 직전의 새끼를 어미가 낚아챈다. 그리고 다시 절벽으로 올라가 이런 과정을 수없이 되풀이 했다. 그러는 사이에 새끼독수리는 나는 법을 스스로 깨우쳐 강하고 씩씩하게 자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독수리는 노련한 솜씨로 사냥을 하며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식사랑은 유별나다. 나 자신은 헐벗고 굶주리더라도 자식에게만은 잘 입히고 잘 먹게 해주고, 또 나는 못났더라도 자식은 잘나게 해주고 싶어 한다. 심지어 어린애가 식당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를 피워 어느 손님이 야단을 치면, 미안해하기는커녕 자기자식 기를 꺾는다고 싸우려 대드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자식이 귀엽다고 과잉보호를 하는 것은 그 아이의 장래를 망치는 길이다. 어릴 때부터 예의범절 없이 키우고 의타심을 몸에 배게 하면, 아이가 나중에 세상살이를 아주 어렵 게 할 수도 있다.
한 독수리는 부자로 태어나지 못하고 가난하게 태어났다. 이러한 상황은 어찌할 수 없는 숙명이다. 숙명이란 누구든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바꿀 수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가난한 집안의 독수리는 어미의 혹독한 훈련과 자신의 날려고 하는 의지와 욕망으로 나중에 홀로 우뚝 서게 되었다. 값진 땀 흘린 대가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여 자신의 운명을 개척했다. 이와 같이 노력여하에 따라 사람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운명이다. 즉 어미의 사랑의 매와 자식의 땀방울로 가난을 극복해 낸 것이다.
그런데 부잣집에서 자란 독수리는 어릴 때부터 날고자 하는 의지와 욕망이 없었다. 어미가 물어다주는 먹이에 만족하며, 자랄 때부터 편안함에 길들여졌다. 그러다가 불시에 험한 세상 속으로 떨어지자 갈 방향을 잃어버린 것이다. 만약 이 독수리가 어릴 때부터 비행하려는 의지와 자립심을 키웠더라면 그 운명이 달라졌을 것이다.
어느 부모든지 자기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사랑의 매도 들 수 있어야 한다.
부자독수리처럼 그때그때 필요한 먹이를 새끼에게 잡아다줄 것이 아니라, 가난하지만 영리한 독수리처럼 새끼가 스스로 생활터전을 잡을 수 있도록 먹이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부모의 지혜가 필요하다.
조성민 칼럼니스트 cho288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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