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헌 교차로신문사 객원기자
한번은 학교 곳곳에 있는 휴지통에 휴지, 담배꽁초 등 넘쳐 있는 쓰레기를 주워서 휴지통에 넣는 모습을 보며 학교에 청소부들이 따로 있는데 왜 저런 고생을 사서 할까 혼자 고개를 젓기도 했다. 그러나 형은 남이 하던 내가 하던 누군가는 하는 일이라며 학교 미관을 생각하기보다 그런 환경이 자기에게는 보기 싫었다고 했다.
도서관에서도 남들이 이미 여러 번 대출해 갔던 책에 연필로 그러진 밑줄들을 일일이 지우개로 지우는 모습을 보며 참 특이한 형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번에 그 책을 대출해 볼 사람을 기분 좋게 해줄 수 있는 형의 그 배려가 나를 감동시킨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고 혼자 좋아했던 형이었다. 유유상종이라고 했던가. 형의 주변 친구들도 모두 내가 보기에는 참 착했다. 외아들이라서 어려서부터 사랑을 많이 받고 이기적일 법도 한데 형은 늘 자기한테 손해가 가는 일을 하고 살았다. 그것이 자기의 이미지 관리나 자기를 좋게 봐달라고 하는 일이었다면 금방 들통이 났을 텐데, 형의 생활은 착한 그의 마음과 늘 일치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또한 그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기적인 마음과 빠른 것에 익숙해져 참을성이 부족하고 욕심이 많아지는 내 마음에 남을 생각하고 착한 마음을 품게 해준 형이 더 그립다.
나도 누군가의 추억 속에 떠올려질 그런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밤 늦게 컵라면을 사 들고 와서 학교 벤치에 앉아 같이 먹자며 컵라면에 새우가 몇 개 들어갔는지 세면서 먹던 형.
순수했던 형. 남들이 잘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기 일을 찾아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었던 형.
초등학교 시절, 바른생활 교과서가 바른 생활의 길잡이가 아닌 단순한 교과서로 여기며 생활했던 나의 지난 날을 부끄럽게 했던 형!
그런 형에게 내가 붙여준 별명이 ‘바른 생활 사나이’였다. 보고싶다.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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