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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꽃피는 봄 사월본지 발행인 곽근홍
  •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 승인 2007.04.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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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무엇인가를 기다리며 살고 있다.

신병(身病)을 앓고 있으면 가고팠던 곳을 거닐고 있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기 안 죽고 큰소리치는 것은 이 숨 막힘을 잘 버티면 좋아질 날이 찾아온다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자꾸만 일이 꼬여 실패를 거듭하고 심신이 지쳐있어도 머지않아 하늘이 자기를 도와줄 것이라는 사실을 믿고 있기에 오늘도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낸다.

집안이나, 직장이나, 지역이나, 국가에서도 이상한 작자가 불쑥 나타나 우리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거나 괴롭히는 작태가 있다고 해도 언젠가는 일망타진(一網打盡)될 것이라는 신념으로 피곤함과 분노를 달랜다.

춥고도 긴 겨울날을 지내면서도 사람들이 꿋꿋한 것은 봄을 기다림이 아니겠는가.

그 기다리던 ‘봄’이 이 땅을 찾아와 활짝 피어나고 있는 중이다.

봄이 오면 그 누군가가, 그 무엇인가가 등 뒤로 살금살금 다가와 우리를 와락 껴안아줄 것만 같은 설렘 속에서 두리번거린다. 봄이란 존재는 낱말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감격스러운가. 그처럼 우리는 봄을 기다렸다.

 박화목(朴和穆) 시인의 노랫말을 이 봄날에 되뇐다.

꽃 피는 봄 사월 돌아오면 / 이 마음은 푸른 산 저 너머 / 그 어느 산 모퉁 길에 / 어여쁜 님 날 기다리는 듯 / 철따라 핀 진달래 산을 덮고 / 머언 부엉이 이름 끊이잖는 / 나의 옛 고향은 그 어디 멘가 / 나의 사랑은 그 어디련가 / 날 사랑한다고 말해주렴아 그대여 / 내 맘 속에 사는 이 그대여 / 그대가 있길래 봄도 있고 / 아득한 고향도 정들 것일레라

이 강산에, 우리 고장에 진달래뿐만 아니라 벚꽃도, 목련화도 눈부신 자태를 뽐내고 있다. 부엉이뿐만이 아니라 종달이도, 산꿩도 이름을 끊임없이 부르고 있다.

봄이 온 것이다. 기다리던 봄이 온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얼굴들에서 봄기운이 품기지 않는다. 봄 하늘을 올려 봐도 심드렁하고, 봄바람을 쐬러 가도 쫒기는 표정이고, 만발한 벚꽃나무 아래서도 마치 그림을 감상하듯이 한다.

봄이 왔어도 봄맛을 못 느끼고, 꽃을 보아도 꽃을 보지 못하는 상태에 놓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직도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진정으로 존경과 신뢰를 바칠 수 있는 인물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 우리 고장의 국회의원· 시장이 되어 진정으로 국민과 시민들을 편하게 해주는 정치와 행정을 펼쳐야 만이 우리는 가뿐한 마음으로 봄다운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을 훔친 자들은 불행히도 도둑놈이요, 사기꾼이요, 협잡꾼이요, 정신병자들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들은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면서 건성으로 이 봄날도 보낼 수밖에 없다.

꽃피는 봄 사월이 돌아왔건만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그대는 어디에 있는 걸까.

그 어느 산 모퉁이 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그대가 있기에 봄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가.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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