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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학자의 조사에 의하면 해외한인(海外韓人) 대학생들의 68%가 성씨(姓氏)와 본관(本貫)을 모른다고 한다. 해외동포뿐만 아니라 국내의 학생들도 점점 족보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고 있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학교의 IQ(Intelligence Quotient)교육만 시켰지 인성교육(人性敎育)에 필요한 족보나 뿌리교육을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로 엄청난 민족적인 손실이다.
유대인들은 2천년 동안 나라 없이 각국에 흩어져 살면서도 그들의 경전(經典)인 탈무드(Talmud)로 자녀교육을 시켜서 그들의 정체성(正體性 Identity)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그 오랜 기간 남의 땅에 살면서 박해를 받았어도 2천년 후인 1948년 5월 14일 그들의 나라 이스라엘을 건국할 수 있었던 것이다. 탈무드는 유대교의 법률, 전통적 습관, 축제, 민간전승(傳承), 해설 등을 모아 편찬한 것이다.
바로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족보와 논어, 맹자, 명심보감 등은 유대인들의 탈무드와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요즘은 족보에 무관심하고 자신의 족보를 자녀에게 안 가르치는 가정이 많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왜 혈통적 족보를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하는가?
그 이유는, 세계는 여러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사람마다 특성이 있는 것처럼 각 민족마다 특성이 있다. 각 민족은 여러 씨족(氏族)으로 형성되어 있고, 씨족은 혈통(血統)을 중요시 여긴다. 각 씨족의 역사가 족보다. 따라서 족보는 한 개인의 혈통적(血統的) 뿌리다.
요즘은 애완견(愛玩犬)이나 명견(名犬)도 족보가 없으면 시세가 낮은데 하물며 인간이 족보를 갖지 못한다면 말이 되겠는가.
자녀의 깊이 있는 인성교육은 ‘나는 누구인가?’를 알려는 의식에서 시작해야 한다. 자신의 뿌리에 대하여 생각하는 사람은 깊이 있는 사람이다. 육적(肉的)으로 ‘나는 누구인가?’를 알려면 부모세대는 물론 조상들의 삶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자신의 가계(家系)의 역사, 즉 족보다. 족보는 인성교육의 본질인 수직문화(垂直文化)에 속한다. 그리고 孝子(효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인성의 한 요소다.
자신의 족보가 다른 성씨(姓氏)보다 자랑스럽지 못해도 가르쳐야 하는가? 물론이다. 한 성씨(姓氏)의 역사를 보면 상승(上昇)할 때가 있고, 미약할 때가 있다. 따라서 자신의 족보 때문에 열등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 만약 선대(先代)가 미약했다면 당대(當代)에서 가문(家門)을 일으켜 세우면 되지 않겠는가.
족보가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족보가 없는 사람은 족보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기 대(代)에서부터 새로 족보를 만들어야 한다. 한번 족보를 만들어 놓으면 후대(後代)는 자신의 조상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계속 후손들에게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의 족보는 생명의 불꽃이다. 한국의 전통적 사생관(死生觀)에 의하면 자식(子息)을 낳는 것은 죽음을 극복하는 일이었다. “대(代)를 잇는다.”는 말 속에는 “생명의 불꽃을 잇는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한국 사람들이 유별나게 챙겼던 집안의 ‘족보’는 생명의 불꽃이 이어져 온 ‘전등록(傳燈錄)’이기도 하였다. 개체(個體)는 죽음이 있지만, 족보상(族譜上)으로 보면 그 집안은 계속해서 전등(傳燈)이 되어 왔던 것이다. 인간도 결국 자식을 통해서 죽음을 극복하는 셈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자기 집안의 족보를 알아야 하고, 자녀에게 가르쳐야 한다.
조성국 칼럼니스트 cho-g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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