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읽는 중국의 무협소설 중에도 김용(金庸)의 「의천도룡기」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흥미진진한 줄거리에 빠져 밤잠을 설치기도 하였지만, 어느 대목에 이르러서는 아아! 하고 찬탄을 금치 못한다. 그 부분의 하나를 간추려 본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잡초처럼 외롭게 자란 주인공은 사건의 당시 생각이 단순하고, 누가 비위라도 살살 맞추면 ‘홀라당’ 넘어가는 평범한 청소년이었다.
소위 무림의 고수들이 혈안이 되어 찾고 있는 보물의 소재지를 그 혼자만이 알고 있었다. 이를 눈치챈 어느 명문가의 주인은 그를 회유하고자 상상을 초월한 작업을 벌인다. 오래된 화선지에 주인공과 비슷한 인물을 그리고는 그 그림을 서재에 걸어놓은 후 우연을 가장하여 주인공이 그림을 보게 한다. <장공취산은덕도(張公翠山恩德圖)>라는 그림속의 남자가 자기 가족들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라고 설명하는데, 그 이름을 들어보니 바로 주인공 아버지가 아닌가. 우리의 주인공이 얼마나 놀랐겠는가. 그러자마자 자기들의 ‘은공’이 오래전에 죽었다는 소문을 들었다면서 온 집안이 비통에 빠져 대성통곡하는 등 소동을 벌이니, 어찌 주인공이 감동하지 않았겠는가. 그 점잖고 인자하기 짝이 없는 주인은 자기 딸을 ‘미인계’의 도구로 사용하여 주인공의 정신을 헷갈리게 만들어놓고, 그 ‘은인’의 뜻을 따르기 위하여 증거를 인멸하고 다른 곳으로 피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를 대며 어마어마한 규모의 저택을 불태운다. 순진하기만한 주인공으로서는 의리의 화신인 그 주인을 도저히 의심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자기 아버지를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재산을 서슴없이 포기하는 그 ‘정성’을 보고 어찌 주인공이 넘어가지 않겠는가. 그는 자기의 정체를 밝히고, 함께 보물을 찾아가기로 약속하게 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주인공을 기망하기 위한 속임수였던 것이다. 단순히 재미로만 대하던 무협지에서도 세상의 한 단면을 배울 바가 있었다.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깨뜨리고 핵실험과 미사일발사 실험을 감행하여 우리의 간담을 졸이게 하였던 북한이 소위 2·13 합의 후 적극적으로 평화공세를 취하고 나오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TV 등 일부 언론에서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남북 정상회담이니 북·미수교니 평창 겨울올림픽 공동개최니 하며 우리를 들뜨게 만든다.
노대통령과 가까운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 화해무드 속에서 엄청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 엄청난 일들을 왜 하필 대선정국 턱밑에서 벌이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한 북한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에 대해서는 현 정부나 미국 등이 애써 언급을 회피하고 있으니, 뭔가 이상 야릇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국민을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원숭이들’ 정도로 취급하는 범죄행위가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kocus@kocus.com
<저작권자 © 교차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남] "3호선 첫 삽도 안 떴는데...감일에 또 6,50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