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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광역 화장장인가?
  • 권광식 칼럼니스트
  • 승인 2007.03.0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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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을 다녀왔다. 이 나라들은 한참동안 외세와 내전으로 시달려 온 점이 우리 역사와 비슷하지만 지금은 위기와 전쟁의 위협을 넘어 삶의 질을 높여가고 있기에 나의 호기심을 끌고 있다.

그렇게 열악한 조건에도 강대국 프랑스, 쏘련, 미국을 연거푸 제 끼고 통일 자립을 완수한 국민적 저력이 어디서 나왔을 까? 통일과 자주의 성업을 이루어낸 지도자 호치민의 소박한 생전의 관사, 집무실, 유품 그 한 가지를 보고서 그 궁금증은 풀렸다. 모든 호사한 특권을 배제하며, 대통령궁 마 져 영빈관으로 쓰고 자신은 초라한 서민 숙소에서 오직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는 삶을 솔선수범하였으니 어떤 시민이 그의 지도에 따르지 않았겠는가?

베트남 여행 중 나는 아직도 전쟁의 위협과 사회적 갈등에 휩싸인 우리 현실이 비교가 됐다. 물질적 성장은 우리가 호사스럽게 앞서 있지만, 정신적 성숙은 초라한 상태가 아닌가.

시 재정이 어려워 광역 화장장을 유치해 개발 성장의 창조 도시를 꾸미겠다는 시장이 최신형 뉴 체어맨 관용차를 새로 구입하는 호사스런 이중적 언행과 사고방식에 시민들은 얼마나 배신과 실망감이 차오를까?(지난 9월 시장님은 오마이 뉴스 인터뷰에서 새 관용차 구입 예산을 대신 업무용 경차 6대 구입, 기존 관용차를 이용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함.)

캄보디아 앙코르 사원은 12세기 초에 건립된 세계 최대의 석조 건물이다. 거대한 규모와 돌마다 새겨진 정교한 조각으로 가히 지상의 불가사의 건축물이다. 왕을 위해 공연되던 전통 무용 상은 3천개나 묘사돼 있다. 그런데 이 놀라운 건축 사업을 이룩한 크메르제국이 그 뒤에 어떻게 해서 내전에 휩싸이고 빈곤과 무지의 나락으로 떨어졌을까?

앙코르 사원이 무자비한 독선과 아집에 찬 권력자의 잔해물로서의 역사성 때문에 크메르 문명은 붕괴되고 오늘의 빈곤까지 맞은 것이다. 앙코르 사원은 백성을 위한 건축 사업이 아니라, 백성의 삶의 질 향상과는 거리가 먼  왕조의 현세와 사후세계를 빛내고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여,  신으로 남기위해 건립된 잔인한 탐욕의 석탑인 까닭이다. 그것을 짓기 위해 투입된 물량이 얼마며, 동원된 백성들의 피와 땀과 눈물의 고통은 헤아릴 수 없는 것.

앙코르 사원을 보면서 나는 우리 주위를 연상해 보았다. 지금도 이곳저곳에서 주민들의 삶의 질보다는 자신들의 업적과 개발 성장의 신화에 매달려 지위와 권력의 남용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들. 우리 지역에서만이라도 앙코르 사원과 같은 바벨탑이-생명을 위협하는 광역 화장장이 세워지지 않기를 기도해 본다.

시장의 행정 권력이 민주적 경계선을 넘어서면, 정치적 평등이나 시민적 덕성이 오그라들고 주민의 삶속에 부자유와 공포가 깔려지게 된다. 행정이 앞장서서 개발 성장의 멘탈리티에 몰입될 때, 사람들은 돈벌이와 소비주의에 빠지고 시민적 공동체 문화가 말살되는 사례가 수없이 많다.

그러므로 민주사회-성숙된 사회는 지자체 장-시장과 시민의 관계가 어떤 영역에서 견제돼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권력자의 악마적 힘이 적절히 제어돼야 한다.

행정수장에 의한 독선적 화장터 건립이 “행정중심경제-시장업적 살리기”라면, 화장터 건립 반대는 “시민 중심 경제-시민 생명 살리기”시민 운동이다.

화장터에서 배출되는 송장 태우는 연기와 냄새는 눈에 보이지 않게 숨길 수는 있다.  그러나  나쁜 이온 분자는 하남의 하늘과 땅과 물속에 숨어들어 다시 우리의 밥상으로 돌아온다. 돈 몇 억 끌어 오겠다고 다른 지역의 시체와 오염까지 우리 지역에 끌어들이는 권력을 시민의 양심과 생명이 용납하지 않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 시민의 시민권이다.

시장님은 광역 화장장 건립에 방해가 되는 모든 논의와 시민을 그의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 같다. 시민의 정당한 민주적 토론 마당, 구속, 보복성 행정을 한다면, 내가 잘 살 수 있으면 너는 죽어도 좋다는 의식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시장님은 광역 화장장이 시의 개발 사업에 효자 노릇은 물론, 시민건강에 무해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송장을 태운 오염 폐기물은 없어지지 않고 환경으로 돌아가 생명을 위협한다. 이것은 이 지구상 그 어떤 과학 기술이나 돈으로도 해결될 수 없는 열역학 제1,제2(엔트로피법칙=무질서 증가)법칙이다.

시장님은 어떤 마력을 이용해서 화장장 오염이 시민건강에 좋다는 것인지, 또  그 어떤  과학기술도 막을 수 없는 엔트로피법칙을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인지 시장은 설명해야 한다. 다만 자연의 정화 능력만이 어느 정도 해결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화장장 시설규모가 집중화 ,대규모화가 아닌 분산. 소 규모화 되어야 한다.  그래서 시민의 반대운동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합법적이고, 미래 지향적이고, 생명가치 수호적인 것이다.

세계는 비정상에서 정상을 지향하고 있다.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를 잡는 게 좋은 고양이”이라는 덩샤오펑의 흑묘백묘론이 세를 이루던 중국 사회주의 마 져 제4세대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흑묘백묘론(개발.성장론)을 녹색고양이론(생명.환경론)으로 대치하고 있다. “세계는 평평하다”의 저자 프리드 먼 교수도 “이제 녹색고양이가 아니라면 쥐를 잡는다 해도 좋은 고양이가 아니다.”라고 훈수했다.

지금 중국은 작은 지방도시 “더저우”시가 세계 솔라시티 총회를 유치함으로써 세계에 자랑하는 환경도시로 떠올랐다.  “더저우”시의 건물 옥상은 전통 가옥을 제외하고 태양 전지판으로 덮여 있다. 더저우 시장은 시민들과 협력하여 매년 125억 원을 투자 해 “더저우”를 세계 제일의 환경도시-삶의 질이 높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시민들에게 내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더저우시는 태양에너지와 관련한 기업 100개가 생겨났고, 매년 20%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민들이 시장을 좋아 할 수  밖에 없다.

월 스트리트 저널 최근 보도에 의하면 “월 마트”는 지난 달 전 세계 6만 곳 이상의 공급업체들에게 환경오염 포장재 사용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 회사 골드만 삭스는 자연서식지를 크게 바꾸거나 악화시키는 사업엔 자금을 제공하지 않는 것을 회사 정책으로 채택했다고 뉴스 위크 최신 호가 보도했다. 2008년 미국의 대선 유력 후보들은 모두 생명 환경 보호를 외치고 있다.

자유. 평등. 인권. 생명의 확대와 보호는 우리 모두의 거대한 과제요, 시대정신이다.

경제는 중요하다. 그러나 경제를 내걸어 시민의 자유와 생명을 옥죄고 행정 권력이 시민권을 짓밟으면 민주주의와 시민의 삶의 질은 어찌 되겠는가?

권광식 칼럼니스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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