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우리는 흔히 부모와 자녀 사이에 세대차이가 나 코드(code)가 맞지 않는다고 한다. 같은 민족이고 가족인데도 그렇다. 다른 민족과는 말할 것도 없다. 행동양식이 동일한 종교를 믿어도 예컨대, 한국 기독교인과 미국의 기독교인은 각자가 다른 음식을 먹고 예절 등 다른 행동 양식을 보인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에 대해 인류학자 히버트(Hiebert)는 한 인간 혹은 한 민족의 행동을 가능케 하는 사고의 틀(Thinking System or Structure)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1985). 현용수 교수(「유대인의 인성교육 노하우」저자)는 그것이 13세 이전에 형성된 문화라고 하였다.
음식문화의 세대차이에 대해 현 교수는 이 저서에서 ‘식성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습관에 의하여 길들여진다.’고 하였다.
수년 전 화제가 됐던 영화 "집으로"를 보면 켄터키 치킨을 먹고 싶다는 아이에게 할머니가 씨암탉을 잡아 백숙을 해주는 장면이 나온다. 아이는 처음 본 백숙에 울음을 터뜨리지만, 관객들은 구세대와 신세대의 문화단절에 따라 '킥킥' 웃음을 터뜨린다.
"치킨과 백숙"의 이 간극(間隙)! 아무리 먹지 말라고 타일러도, 아이들은 발효식품인 김치나 된장찌개를 외면하고, 햄버거·피자·치킨 등 패스트푸드에 군침을 삼키고 손이 간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나이 들면 저절로 식습관(食習慣)이 바뀌겠지.’ 하고 느긋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사람의 식습관은 어렸을 때 형성된다. 어린시절 무엇을 즐겨 먹었느냐에 따라 평생 입맛이 결정되는 것이다.
농경시대 하남시에서 성장한 필자도 김치와 된장찌개 등에 식습관이 형성되어서 월남전에 참전 시 미군이 보급해주는 C 레이션이 식성에 맞지 않아서 곤욕을 치른 일이 있다.
보통 민족의 식습관이 부모자녀 간에 차이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차이가 나지 않는 민족이 있다. 바로 유태인이다.
유태인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나라와 거주지를 잃고 전전하며 살아왔는데도 다른 나라에 동화되지 않고, 유태인으로서의 사상과 동질성을 계속 유지해 왔다. 그들이 살아남은 비결은 세대차이 없는 신앙과 사상의 전수였다. 유태인은 한 가정의 3대(代)에 세대차이가 없고, 가정의 3대를 중요시 여긴다. 신본주의 사상, 생활방식, 언어, 음식 및 절기 등에 세대차이가 없다. 한 가정의 3대 단위로 세대차이가 없으면 자자손손 세대 차이를 막을 수 있다.
유태인(정통파)은 전통에 따라 회당(會堂)에 남녀 좌석이 구분되어 있다. 남녀가 함께 섞여 앉으면 남성의 정신이 분산되어 기도와 예배가 방해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제도는 먼 옛날 남녀가 동석하기 힘들었던 농경시대에 생겼으나 아직도 세대차이 없이 지켜지고 있다(현 교수 위의 책 p.152).
세계인구는 대략 60억 명이고, 그 중에 0.25%(1,500만 명)가 유태인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무력한 소수민족이라 해도 좋겠지만 유태인이 현재 세계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4년 3%에 머물렀던 소아비만 인구가 2005년 10.2%에 육박하고 있는 등, 서구화된 식생활이 소아비만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양념통닭이나 켄터키치킨을 좋아한다면, 전기구이 통닭으로 바꿔 먹이는 게 좋고, 가장 좋은 조리법은 우리의 전통적인 닭백숙이다.
우리도 과거에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라고 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 같지만 우리 것의 좋은 점은 살리면서, 다른 민족의 장점은 배우고, 우리민족의 미풍양속은 계승·발전시킴이 좋을 것이다. 우리도 점차 어른과 어린이가 코드를 맞추는 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
조성국 칼럼니스트 cho-gook@hanmail.net
<저작권자 © 교차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남] "3호선 첫 삽도 안 떴는데...감일에 또 6,50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