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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국민투표와 주민투표
  •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 승인 2007.01.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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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 원님이 구종 한 사람만 데리고 소위 민정 시찰을 다니던 중, 하루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깨닫고는 구종에게 서둘러서 돌아가자고 재촉하였다. 그 고을의 좌수, 별감들과의  저녁 약속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였다. 수심이 깊고 폭이 넓은 개천을 건너가게 되었다. 바쁘게 가다보니 원님이 타고 있던 노새가 다리 위의 돌부리에 걸려 원님과 함께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둘은 개천의 한복판에 빠졌다. 구종이 크게 놀라 원님을 구하기 위하여 물에 뛰어들려고 하자, 원님이 그만두라고 말렸다.  자기를 내버려두고 어서 관아에 달려가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좌수 등에게 내가 지금 물에 빠져 조금 늦게 되었다고 전하라는 것이다. 헤엄을 할 줄 모르는 원님은 허우적거리며 떠내려 갔다고 한다.

우리는 그 원님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우리의 노무현 대통령이 9일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한다’는 또 우리를 놀래케 하는 ‘이벤트’를 들고 정국을 흔들어대고 있다. 임기를 1년 남겨둔 대통령이라면 하던 일도 마무리하거나 깔끔히 정리하여 후임 대통령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도록 협조하여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자꾸만 일을 벌이고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어 스스로 주인공 노릇을 하고 싶어하거나, '북핵 문제‘ 등 중차대한 문제를 얼버무리기 위하여 국민들의 관심을 엉뚱한 데로 쏠리게 하려는 목적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어째서 임기가 끝나가는 대통령이 이 나라를 휘둘러대는 것이며, 국민화합에 실패하고 경제를 도탄에 빠뜨린 대통령에게 그 일을 추진할 만한 정당성이 과연 있다고 보는가. 대통령선거의 해를 맞아 국민들이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선택하기 위하여 눈물겹도록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소위 세상에서 말하는 깜짝 놀랄 만한 ‘정략’의 대상이  따로 있는 것이지, 국민과 조국을 정략의 실험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소위 ‘개헌 이벤트’를 놓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빠져있는 몇몇 소수들은 환호를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허탈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국민투표는 어리석은 명분과 판단 때문에 초래한  원님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지난 10월부터 하남시는 혼란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다름아닌 광역화장장 문제 때문에 찬성파, 반대파 등 시민들 간에 편을 가르는 심각한 현상이 날로 심화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출범한 김황식 시장으로서는 크나 큰 시험대가 아닐 수 없다. 김 시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다른 시정을 제대로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시장이라는 자리는 시민들의 지지와 사랑으로 먹고 사는 자리이므로, 많은 시민들의 비판대상이 되고 있으니 모르는 일로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황식 시장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직권으로 주민투표를 발의하되, 광역장사시설 설치여부와 김 시장 자신의 신임여부를 주민투표 대상으로 공표하여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민투표의 결과가 부결로 나온다면 시장직을 물러나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책임정치를 구현하고 광역화장장에 대한 스스로의 소신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개헌’도 그 기간을 4,5개월 정도로 보고 있는데, 주민투표는 한 달 남짓이면 가능하다고 본다. 수 개월에 걸친 양측의 공방전이 있었기 때문에 사안에 대하여 모르는 시민이 거의 없을 정도다. 주민공청회나 <경기도 광역장사시설 타당성 조사 용역> 등 절차적인 관계를 따지지 말고 찬성파든 반대파든 서로 합의하여 발전적으로 일을 해결하는 자세로 이 비생산적이고도 백해무익한 갈등과 분열의 구조를 종식시켜야 하다. 상생(相生)의 방법, 우선 물에 빠진 원님(하남시)을 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민들을 편하게 해주고, 시민들에게 자부심을 가지게 해주는 길이 서로 원하는 그것이 아니겠는가.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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