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경기도의원과 임종성 광주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은 묘한 관계에 있다.
두 인물 모두 광주시의 토박이로 상당한 인맥관계를 맺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다 지난 5.31지방선거 당시 같은 지역구에서 도의회 의원선거 경쟁상대였다는 야릇한 관계가 있다.
한 사람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또 한사람은 민주당 소속으로 치열한 선거유세 경쟁을 벌여 어찌보면 물과 기름인 관계일 수 밖에 없다.
선거유세 당시 공정경쟁을 약속했지만 서로에게 일말의 서운함을 남긴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같은 하늘아래, 같은 지역에서 껄끄러울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이 두 사람이 어찌된 일인지 손을 맞잡아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을 크게 만들고 있다.
두 사람은 광주하남지역에서 매년 수천여명의 수능시험 대상자와 2천여명에 육박하는 고입시험 응시자들이 성남 등지로 원정시험을 떠나야 하는 불편을 없애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나선 것.
학생들은 수험장에 6시 30분까지 도착하려면 새벽 5시쯤에는 집을 나서야하고 당일 컨디션이 중요한 시험에 경쟁자보다 악조건에 있는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또, 지역내에서 시험을 치르지 못하니 상대적으로 느끼는 지역에 대한 열등감은 수치로 환산할 수가 없다.
이런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이건희 도의원과 임종성 협의회장의 한 마음이었던 것.
이 두사람은 올해 중반부터 하남지역과 광주지역을 오가며 여론형성에 진땀을 흘렸고 하남광주지역 학부모단체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제 남은 건 교실 수가 부족 해 지역내에선 시험을 치를 수 없다는 점 등의 제도개선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것 뿐.
난제지만 두 사람은 지역 내 학생들의 불편 해소 및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선 1년 안에 뜻을 이뤄 내년부터는 관내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한다는 야심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사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두사람은 아주 오래전부터 교류하고 마음을 합치는 작업을 해 왔다.
최근 광주시청에서 가진 학교운영협의회 출범 준비 모임에서도 정파가 다른 두 사람은 한 자리에 얼굴을 맞대고 앉았다.
어색 할 수 있는 정파가 다른 사람들이지만, 정파를 초월 한 지역사랑의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한폭의 그림으로 남긴 자리였다.
언젠가는 정쟁의 상대로 경쟁할 수 있지만 한 번 정쟁대상은 영원한 원수라는 정치판의 틀을 깬, 아마도 큰 이야기거리가 아닌가 싶다.
이규웅 기자 aa5767@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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