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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예측 가능한 세상
  •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 승인 2006.12.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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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가 아펙 수뇌자 회의(부산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하는 것과 때를 맞춰 광범위한 대중단체들과 군중을 조직 동원해 대규모 반미 투쟁을 벌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05년 10월, 북한이 일심회로 보낸 지령문)

'위대한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사상(先軍思想)이 얼마나 위력하며, 장군님의 영도만 믿고 따르면 이 세상 어떤 적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일심회 총책 장민호씨의 대북보고문)

안창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8일 일심회 간첩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이 일심회에 보낸 인터넷 지령문과 그 간첩들의 총책이 북한에 보낸 충성서약문 일부를 공개하였다.

여하튼 지난해 11월 APEC 정상회의가 열린 부산에서 노동자, 농민 등 50개 단체 회원 1만5000여 명이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폐타이어에 불을 지르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었다.

지난번에, 미군 평택기지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고위층’의 지시에 의하여 무장해제된 대한민국 국군을 무자비하게 구타하는 광경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무슨 ‘철천지 원쑤’를 만난 양, 아들이나 조카 또는 동생뻘 되는 군인들에게 격려는 못할 망정 노골적인 적개감을 가진단 말인가. 이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믿고 있는 우리에게는 혼란스럽기 짝이 없는 사건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이 나라를 조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장군님’이 이 남반부를 해방시키는 날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이 나라의 적도(賊徒)란 말인가. 더욱 이해가 안가는 일은 대한민국의 보위를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 등을 비롯하여 상당수 국민들이 그다지 놀라는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나라와 이 사회의 앞날에 대하여 불안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찌할 방법을 찾지 못해 표출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을 사는 사람처럼 불행한 존재는 없다.

예측이 가능해야만 희망에 부풀어 인생을 설계하고, 마음 놓고 생업에 종사하며, 편한 마음으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내일 다시 태양이 떠오를지 어떨지 불투명한 상태에 놓여 있다면 어느 누가 집을 사기 위하여 적금을 들고, 어떤 사람인들 소위 출세를 위하여 밤새워 공부하겠는가. 내일도 틀림없이 태양이 떠오를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고단한 심신을 곧추세우고 ‘사과나무’를 심는 것이다.

무릇 지도자라면 예측 가능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행동이 따라야  할 뿐더러, 각 상황에 대한 정확한 예측으로 우리를 안심시켜야 한다. 그러한 자질도 없는 자가 지도자의 위치에 있다면 그것은 범죄행위인 것이다.

이상적인 민주주의는 국민에 의한 통치를 그 수단과 방법으로 하면서도, 인류사회의 보편적 가치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앞쪽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한다.

보편적 가치 내지 이념은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그것이지만 그것들의 갈등은 데모, 파업, 테러, 정치투쟁 등 정국불안을 야기시키고 국력을 소모한다.  사람은 예측 가능한 세상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싶은 존재이다. 위험을 내포하는 최선(最善)보다는 위험이 없는 차선(次善)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국가나 지자체, 각 단체나 모임 등의 지도자들은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우리들이 예측 가능한 세상에서 조용히 살게 해주었으면 한다.            

곽근홍 교차로저널 발행인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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