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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한국판 라이언 일병 구하기
  • 조성국 칼럼니스트
  • 승인 2006.11.1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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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6월. 미국 아이오와주 라이언(Ryan)의 집은 아들이 넷인데 모두 군에 입대, 첫째 둘째 셋째는 전사하고, 넷째인 제임스 프랜시스 라이언 일병도 101공수부대 소속으로 노르망디(프랑스) 상륙작전에 투입되었다.

조지 C 마셜 장관(미육군사령관)은 라이언 일병을 구해오라고 명령한다.

제2특공대 존 H 밀러 대위는 7명을 인솔하고 라이언 일병을 구하러 출발했는데 그 중 한 명이 “왜 8명이 1명을 구하러 가야 하나요?”라고 불평을 하기도 한다.

어렵게 현장에 도착한 밀러 대위는 라이언 일병을 만나 “집으로 가자”고 하니까 “현재 다리를 지키고 있는데 동료를 버리고 나 혼자 갈 수 없습니다”라고 버티자, 밀러 대위도 라이언과 함께 그 다리를 사수하기 위하여 독일군과 전투를 하다가 밀러 대위는 전사하고, 라이언은 돌아온다는 것이 미국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의 줄거리다.

그런데 우리는 석연치 않은 경우도 있다. 2002년 6월 29일 서해상에서 우리 해군 참수리 357호(156t)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오는 북한경비정을 ‘기동차단(機動遮斷)’ 했다. 그런데 북한경비정이 85㎜포로 선제공격, 참수리호의 함교(艦橋)에 피격돼 우리해군 6명이 전사, 18명 부상당했고, 참수리호는 침몰했다.

이들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예우는? …

한 명의 병사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경우가 있다. 한국 해병대 청룡부대가 월남전에 참전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1968년 1월 30일(음력 1월 1일)에 있었던 월맹군의 구정공세(舊正攻勢) 때, 청룡부대는 월남 중부 ‘호이안시’[會安市(회안시)]에 주둔, 전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월한국군사령부(駐越韓國軍司令部)의 모 기관 소속인 남○○ 해병이 청룡부대에 파견되어 근무하던 중 ‘호이안시’에서 적군에게 납치되었다. 이 사건이 발생하자 청룡부대장 김연상(金然翔) 준장은 관계관인 정○○ 소령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해병을 구출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특명을 받은 정소령은 묘책을 궁리한 끝에 공작에 착수, 적지에 투입시킬 5명의 월남인 공작원을 확보하여 훈련을 시킨 다음, 3일 마다 장소를 이동하고 있는 베트콩 전방사령부가 있는 지역으로 그들을 투입시켜, 만약에 남해병을 즉각 석방시키지 않을 경우, 엄청난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메시지(서면)를 전달하게 했다. 그 결과 공작을 개시한지 10여 일만에 남해병을 석방시키겠다는 통보를 받기에 이르렀고, 그로부터 수일 후 약속된 시간·장소에서 남해병을 구출하였다. ‘한국판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성공한 것이다.

수십만 대군도 병사(兵士) 한사람 한사람의 애국심으로 뭉쳐진 것이다. 한 사람의 병사가 국가에 의해 무시(無視)당하는 것을 보면, 수십만의 병사는 자기 역시 국가에 의해 무시당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 어느 병사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 하겠는가?

참수리호의 전사자 중 조타장(操舵長)이었던 한상국 중사의 부인(김종선)은 “나라 위해 간 분을 홀대하니 나라가 썩었다”며 해외로 이민을 가버렸다.

한 사람의 일등병, 계급으로 보나 숫자로 보나 충분히 무시될 수 있다. 그러나 ‘라이언 일병’은 하나의 병사가 아니라 국가정신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감동적이고, 의미가 있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귀족은 귀족다운 처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는 프랑스 격언이 있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선진국 군대는 장교들이 이 정신을 솔선수범하고, 부하들의 생명을 귀중히 여긴다. 그래서 선진국의 국방은 튼튼한 것이다.

우리 군대도 이 정신이 확고하게 확립되어야 군전력이 강해지고 국방도 튼튼해질 것이다. 특히 남북이 분단,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정신이다.

조성국 칼럼니스트  cho-g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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