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은 우리에게 놀라움과 좌절을 안겨 주었다. 주식시장에서의 투매는 그 심리를 잘 반영한다. 추석의 평화로움과 찬연하고 청보석 같았던 하늘을 즐기고 보낸 민족에게 어두움의 두려움을 선사한 것이다.
햇볕정책이라는 것이 있다. Sunshine Policy 라고 하여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근거로 하고 있다. 우화란 무엇인가? 우화란 그리스에서 나온 것으로 인간의 어리석음을 동물들의 이야기를 빌어 풍자하고 그를 통해 깨달음을 얻고자 한 것이다. 이솝우화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며, 그 중에 햇볕 이야기가 나온다.
『나그네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제대로 옷을 입고 가는 나그네를 보고 해와 바람이 내기를 겁니다. 누가 저 나그네의 옷을 벗길 수 있을까? 바람이 먼저 시도합니다. 바람은 세게 불어 보았습니다. 나그네는 바람에 옷을 벗기지 않으려 잔뜩 웅크립니다. 나그네는 옷을 단단히 하여 벗기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자 해가 말합니다. “내가 해볼까?” 해는 나그네를 향하여 햇볕을 비춥니다. 나그네는 더워 옷을 벗게 됩니다.』
오랫동안 북한은 그들의 폐쇄된 사회를 유지하며 체제 유지와 사회주의적 국민생활을 지상 목표로 지내왔다. 정책이란 각개의 실행 안이 시행되는 질서를 잡아주고 지침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정책은 체제유지에 맞추어 폐쇄적으로 웅크리고 있기 때문에, 햇볕을 쏘여 체제를 열도록 해주어야한다는 우화적 논리이다. 이 햇볕정책은 북한을 향한 김대중 정부의 정책으로 현 노무현 정부가 계승한 정책 중 하나이다.
이 정책으로 인해 북한에 그동안 준 돈은 천문학적이다. 무슨 민족 대회니 하며 함께 얘기 할 때는 마치 큰 형님 댁의 아우같이 응석부리는 북한이 귀엽(?)다고 이리 저리 퍼준 쌀, 비료, 시멘트 등은 이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북한의 경제 수준으로는 상상도 못하는 금액의 돈이 핵폭발로 날아간 것이다.
이제 핵실험이 선포되고, 강행하여 실시되었다고 발표되었다. 사람들은 오히려 홀가분하다. 덤덤하다. 아니 머리가 멍한 느낌이다 는 등등의 공황상태를 유발하였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왜 심각히 받아드리지 못하고 그저 어떻게 되려니 하고, 설마 같은 민족에게 터트리기야 하겠느냐 하면서 안이한 상태로 있는데, 이것을 학습효과라고 한다.
마치 양치는 목동이 늑대가 나온다고 하면 동네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나와 재미있었던 목동이 나타나지 않던 늑대를 마을 사람들에게 나온다고 속여 이제는 진짜 늑대가 나타나 소리 질러도 그 목동의 외침을 듣고도 마을 사람들이 거짓말이려니 하면서 나타나지 않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래서 핵실험이 가짜가 아닌가 하는 보도도 있고, 혹 대화로 풀면 어떠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견(?)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엄하다. 중국마저도 준엄히 제제해야 한다고 안보리에서 말했다. 햇볕정책이라는 이솝우화의 이야기 같은 정책이 한반도의 땅속에 방사능의 볕을 쏘여 우리가 벌거벗어야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벌써 오랫동안 북한 핵의 망령에 세계는 시달려 왔다. 2000년 미국에서 연구생활 중 국가 안전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대북통일 정책의 허 와 실』이라는 견해로 맨스필드센터에서 강연했을 때 북한 핵에 관한 미국 학자들의 막대한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도 학습효과에 길들여진 우리들은 그저 그러려니 한다. 방송된 지도자의 언어 표현을 보면 얼마나 대책이 모호한지 알 수 있고, 호전적이며 분명한 자기 철학을 가진 북한의 방송 내용에 비하면 유치한 대책에 분노가 있을 따름이다. 위대한 지도자 링컨은 당시 남북전쟁 당시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우리는 이들이 헛되이 죽어가지 않게 하기위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지상에서 소멸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대처한 것이다.
아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라 장지연 선생이 외쳤던가? 정말 이 시점에서 통곡을 하며 국가의 안위를 걱정할 때다.
정기성 칼럼리스트 kisungchung@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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