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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우리나라 근대화에 일조한 사람들
  • 조성국 칼럼리스트
  • 승인 2006.06.1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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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0일 밤(현지 시각) ‘파독(派獨) 간호 40주년 기념행사’가 프랑크푸르트(독일)에서 열렸는데 약 1,500명이 참석했고, 각 지역에 흩어져 살던 파독 간호사들이 전세 버스를 타고 왔는데 어떤 사람은 6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1차 파독은 1966년 128명. 정부 차원에서 ‘3년 의무 기간’으로 정식 파독이 이루어 졌고, 그 뒤로 1976년까지 이어졌다. 파독 간호사의 숫자는 약 1만1,000명쯤으로 추산된다.

또한 1963년~1978년까지 광부(鑛夫)도 7,900명이 서독에 갔다. 1진 500명을 모집할 때 지원자 4만6,000명이 몰렸다. 광부들은 깊이 1000m, 온도 40도 넘는 막장에서 일했다. 1964년 9월 필자의 고교 동기동창생인 이○○씨도 2진 광부로 가서 필자가 김포공항까지 배웅을 했는데 그 때 그의 어머니는 공항에서 얼마나 우셨는지...

필자는 그 4개월 후 군에 입대하였고, 다시 그 1년 후에는 월남전에 참전하여 월남과 서독에서 서로 편지를 주고받았다. 이글을 쓰기 전 그 때 그 편지를 읽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월남전에는 1964년 9월~1973년 4월까지 10년 간 연인원 312,853명이 참전하여 3,795명이 전사, 8,380명이 부상당했고, 10여 명이 행방불명되었다.

1964년 우리나라는 1인당 GDP(국내총생산) 103 달러로 빈국(貧國)이었다. 간호사와 광부들이 고국으로 보내온 돈이 연(年) 5,000만 달러로 우리 GDP의 2%대였다.

"'조국근대화'의 점화(點火)는 서독에 파견된 간호사와 광부들이었고, 여기에 월남전 파병은 우리 경제회생의 기폭제(起爆劑)가 되었다. 참전군인들의 전투수당 일부로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에 동맥이 힘차게 흐르기 시작했다. 우리가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하고, 세계가 한국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국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그 때 그 광부와 간호사들, 월남전 세대가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것이 어느 학자의 평이다.

40여 년 전, 한국과 필리핀의 경제력을 비교해보면 필리핀이 훨씬 잘 살았다. 그런데 2004년 1인당 GDP를 비교해보면 우리가 14,193 달러이고, 필리핀은 1,036 달러로 약 14배의 차이로 크게 역전됐다.

현재 우리의 경제력은 아프리카 모든 나라(53개국)의 GDP를 전부 합치면 대략 6,000억 달러 정도인데 한국의 GDP는 6,700억 달러(2004년, 세계 11위)다. 2006년 들어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10위이고, 러시아가 11위이다.

한 나라의 운명은 국민들이 어떤 정치지도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갈리는 법. 같은 독재정권이라도 산업화에 치중한 나라는 경제발전에 이어 민주화가 따라왔다. 한국은 그런 경우이지만, 필리핀은 그렇지 못한 정치지도자를 만난 것이 불행이었다. 필리핀은 풍부한 천연자원에다, 많은 국민이 영어까지 하여 잘 살 수 있는 나라다. 그러나 필리핀은 1969년까지 한국을 앞서다가 그 후 뒤떨어지기 시작해, 지금은 동남아시아에서도 가장 빈국이 됐다.

지금 우리 곁엔 그때 그들(파독 간호사·광부)처럼 몽골, 네팔, 방글라데시 등 우리보다 못한 나라의 많은 노동자가 험한 일을 맡아 해내고 있다. 이 가운데는 불과 30~40년 전까지 우리보다 잘 살던 필리핀 국민도 있다. 국민이 정신을 차리지 않고 정치지도자가 제대로 나라를 이끌지 않았기 때문에 거꾸로 한국까지 일자리를 찾아온 것이다.

필리핀 역사는 필리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정치지도자가 길을 잘못 가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역사의 시나리오다.

“과거의 역사에 눈을 감는 자는 현재의 역사에 장님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한 독일 제6대 대통령 바이츠 제커(Richard von Weizsaecker)의 말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국부(國富)를 현 세대와 다음 세대가 잘 유지하고 더욱 발전·증대시켜야 한다.

조성국 칼럼리스트  cho-g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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