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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나무, 고목(古木)은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새들이 찾아들어 집을 지으며, 그늘이 넓어 쉬어가기 편한 곳이 되고, 한쪽에 서 있으나 햇볕과 바람과 구름, 바뀌는 계절과 세월, 그 모든 것에 말없는 여유와 넉넉함을 지니고 있다. 고목은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묵묵히 서서 날아드는 새들에게 가지에 집을 짓게 하고, 바람과 햇볕과 함께 새의 노래 소리를 들을 것이다.
사람과 이 세상 삼라만상은 세월 속에서 태어나고, 늙어가고 이 세상을 떠난다. 부모로부터 태어나 자라고 배워 20대에 사회출발, 30대에 왕성한 활동, 40-50대에 자기세계 실현, 60대부터 물러난(은퇴) 세대가 되는 인생길. 나이와 인생, 인생과 죽음, 인생 60ㆍ70세.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흠이고, 부끄러운 일이고, 서운하기만한 일인가. 누구는 나이를 먹지 않고 죽지 않는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이 인생사가 아닌가
60ㆍ70대가 되면 이 사회는 어르신네로 부르고 있지만 과연 이 시대, 이 사회에 어른다운 어른들이 있고, 어른의 위상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60ㆍ70대가 되면 뒷방세대가 되어 자식들 눈치보며, 이웃 눈치보며, 제 목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주눅 들고 기죽어 사는 현실. 요즘 우리 사회구조가 어른에 대한 대접도 부실하지만 어른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많지않아, 60ㆍ70대여! 이 시대 이 사회에 어른이 되자고 하고 싶다.
우리도 현재 평균수명이 78세로 80-90세까지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80 나이에도 골프를 치고 산에 다니는 사람도 많다. 60ㆍ70대는 인생의 모든 것을 경험하고 홀가분하게 물러난 세대로 인생이 무엇인지를 관조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사람으로서 되고 안 되는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 삶과 죽음, 재물과 명예의 허상 등 그동안 겪어온 경륜과 지혜로 인생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나이이고, 시기로 이를 젊은이들, 후진에게 알려주고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
어느 집안에나 아이들이 있으면 어른이 있다. 부모가 없고 어른이 없으면 그 집안, 그 사회, 그 시대가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것이다. 어른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만능으로 다 해서가 아니고 지주목으로 집안을 지탱하는 것이 어른이기 때문이다. 60ㆍ70대가 되도록 살아온 그동안의 경륜과 지혜로 모든 것을 포용하는 넉넉함. 살아가기에 피로해진 젊은이들을 감싸주고, 옆과 앞과 뒤를 보게 하는 여유를 가르쳐주고, 정직과 성실과 나 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알려주고, 사람다운 기품과 용기, 품위(매너)를 전해줘 실천하게 하는 어른. 어른은 이 시대 이 사회에 꼭 있어야만 하는 존재이다.
지식과 이론보다는 넓고 길게 보는 눈과 마음을 일깨워 지혜와 도량을 넓혀주고, 인생을 따듯하고 떳떳하게 살아가도록 다독여주는 뿌듯함, 떳떳하고 당당한 인생살이를 몸소 보여주고 그 길을 제시하는 것 그것이 어른들이 할 일이고 즐거움이다.
돈을 벌 시기가 지나가 돈이 없고 외로우나 마음이 가난하지 않은 사람, 주머닛돈을 털어 손자에게 먹을 것을 사주는 할아버지의 마음,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어서 인생길을 따듯하게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메신저.
60ㆍ70대에게는 보수와 진보, 좌도 우도 없다. 오직 떳떳한 인간의 삶, 올바른 인생길,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 감동하는 삶과 실천의 삶의 기준만이 있을 뿐이다.
어른노릇을 하자면 어른들 자신도 아집과 편견을 버리고 젊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 귀 기울이고 그들 편에서 생각해 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아량과 관용, 평안과 감동을 주는 사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행동하는 사람, 묵묵히 보이지 않는 실천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산책과 운동도 하고, 잘 씻고, 멋도 내고, 잘 먹고, 정신과 육체 또한 모두 건강하게, 자기관리를 잘해 자기자리를 찾고, 항상 햇솜 같은 인격과 품성으로 모든 것을 푸근하게 껴안는, 의지하고 싶은 언덕이 되어야 한다.
지식과 경륜의 절정의 세대인 60ㆍ70대는 사회의 주역이었던 경험과 지식ㆍ노하우를 후진에게 물려주어야 하고 뒤의 세대는 어른들을 존경하고 배우고 진지하게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전통이 이어져 가고 사회윤리가 뿌리를 내리게 된다.
죽으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고, 줄 수도 없는 모든 것이 끝나는 것, 또한 남은 사람은 가슴을 쳐도 떠난 사람을 만날 수 없는 것, 죽음의 문을 향해 매일 가고 있는 길. 60ㆍ70대여! 무엇이 아깝고 미련이 있겠는가. 후대들, 젊고, 어린 사람들에게 인생을 살아온 경험, 경륜으로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여유롭고, 지혜롭게 살도록 하는 것이 60ㆍ70대가 할 일이라고 본다. 60ㆍ70대는 이 세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이 시대 이 사회를 위해, 이제 마지막으로 진정한 삶을 다시 시작해야하는 시기이다. 우리의 집안, 우리 사회, 우리 시대가 제대로 방향을 잡아가도록 어른의 역할, 어른 노릇을 제대로 해야 할 때이다.
60ㆍ70대여! 물러난 세대라고 자포자기 하지 말고 이 시대 이 사회의 어른이 되어, 힘들게 사는 젊은이들에게 그늘에서 쉬어갈 든든한 고목이 되어 그들이 앉아있다 가고, 숨을 돌리고 가게 합시다. 나(我執)를 버리고 이 시대 이 사회의 당당한 어른이 됩시다. 어른 노릇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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