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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와 담요<아침을 열며>조성민 교수

   

 

 

 

 

늙은 부모를 산채로 산속에 버리던 악습인 고려장이 없어지게 된 유래는 다음과 같다.

어느 마을에 할아버지, 아들, 손자 3대가 살고 있었다. 아들이 나이가 많이 드신 할아버지를 버리기 위하여 그를 지게에 지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약간의 음식과 할아버지를 놓아둔 채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그러자 함께 왔던 손자가 지게를 다시 집으로 가져가려고 하자 아버지가 그 이유를 물었다.

손자가 “저도 아버지가 늙으면 지게에 지고 와서 버리기 위해 이것을 가져가려고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은 들은 아버지는 자기도 언젠가 나이가 들면 버림을 받겠구나하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늙은 할아버지를 집으로 다시 모시고 와서 잘 봉양하며 살았다고 한다.

그로부터 사람이 나이가 들면 산속에 가져다 버리는 풍습이 없어졌다는 고려장에 관한 설화를 어릴 때부터 들어왔다.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유럽에서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3대가 살고 있는 집이 있었다. 어느 날 할아버지와 손자가 마루에 놓여있는 크고 좋은 담요를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앉아있었다.

왜냐하면 오늘 할아버지가 이 담요를 가지고 양노원으로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손자는 할아버지와 헤어져 살아야 하는데 그것이 너무 싫었다.

할아버지와 헤어져야 하는 이유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버지가 재혼을 하려는데, 새엄마가 될 사람이 늙은 할아버지를 양노원으로 보내는 한다는 것을 결혼조건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외출했던 아버지가 휘파람을 불고 새엄마가 콧노래를 부르며 집안으로 들어왔다.

새엄마가 마루에 놓인 새 담요를 보자 그것이 탐이나 어디에 사용하려는지 물었다.

 할아버지가 양노원에 가지고 가서 사용할 것이라고 아버지가 말했다. 그랬더니 새엄마가 양노원에서는 이렇게 큰 담요가 필요없으니 내가 사용하던 조그만 담요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말은 들은 손자가 갑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에 가위를 들고 나온 손자가 새 담요를 반으로 자르려고 하였다.

깜짝 놀란 아버지가 무슨 짓이냐고 소리쳤다.

그랬더니 어린애가 “양노원에서는 큰 담요가 필요없다고 하니 반은 할아버지가 양노원으로 가지고 가서 사용하시도록 하고, 반은 제가 잘 보관하고 있다가 이 다음에 아버지가 늙어 양노원에 가시게 될 때에 드릴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자기의 행동을 크게 뉘우치고 부끄러워하며 새아내를 설득하여 할아버지를 잘 모시면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우리전통문화의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효사상이다. 위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어른을 섬기는 효사상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게를 소재로 하고, 유럽에서는 담요를 소재로 하여 손자의 재치를 통해 아들이 나이가 많이 든 할아버지를 봉양하게 하는 자세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깊은 교훈을 담고 있다.

사람은 태어나서 누구나  부모로부터 조건 없는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다.

그런데 부모가 나이 들어 병약해 지면 자녀는 부모님의 은혜를 저버리는 사례를 우리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지게와 담요에 얽힌 설화를 상기하며, 핵가족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어른을 공경하는 자세를 다시 한번 가다듬어 볼 필요가 있다고 외친다면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일까? 하는 물음표를 남겨본다.

교차로저널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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