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사업목적과 실제 집행내용 달라
간이세금계산서에 의존, 내용도 부실
[하남]하남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진행중인 지난 15일 밤 11시.
모두가 퇴근한 하남시의회 건물의 한 쪽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그 공간에는 가지런히 정리된 수십권의 서류들이 한쪽 책상 위에 쌓여 있었으며, 그 서류 뭉치들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무언가를 살펴보는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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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에는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밤에는 시의회 소회의실에 남아 보조금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하남시의회 조중구의원 | ||
하루전인 14일에 하남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조중구 의원은 행정사무감사를 위해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었다.
저녁식사는 중국집에서 배달해 온 짜장면으로 해결하고 계속해서 이들 서류들을 살펴보고 있었던 것이다.
조중구 의원이 퇴근도 하지 않고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은 하남시가 각종 단체에 지급하고 있는 보조금 관련 '교부금 신청서'와 '보조금 정산검사서' 및 해당 실과에서 제출한 영수증등의 증빙서류들 이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해서 5일간 시의회에서 야근을 하면서 '보조금과의 씨름'을 하고 있는 조중구 의원을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에 우선 감사를 드린다. 많은 행정감사 대상항목이 있는데 보조금 지급과 관련된 자료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남시는 매년 8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해 오고 있지만, 그 동안 이 보조금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시민들의 여론이 많았다. 그러나 실제로 어떠한 실태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시의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 행정사무감사를 하기 위해서는 집행부의 각 실과에서 제출한 자료에 대한 이해와 문제점 파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5일간 자료를 살펴 본 과정과 문제점을 설명해 달라.
비록 회계전문가가 아니지만 각 실과에서 제출한 자료들이 공통양식을 갖추고 있지 않아서, 살펴보는 실과가 바뀔 때 마다 제출서류를 이해 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공통적으로 드러난 문제점을 보면, 한 마디로 보조금 지급결정과 정산에 대한 전면적인 대수술이 필요 하다는 점이다.
문제점들을 정리해 보면 첫째, 보조금 교부신청서상에 나타난 보조사업의 목적과 내용이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고, 신청서상에 기록된 목적과 내용과는 다른 곳에 보조금이 집행되고 있었다.
그 사례중의 몇 가지를 보자면, 신청서에는 인건비 부분이 전혀 없으나, 정산서에는 인건비로 지출이 되고 있으며, 총 보조금액의 약 40%
정도는 야유회와 식대등에 지출되고 있었다.
둘째, 정산서에 첨부된 각종 영수증의 경우는 거의 95% 정도가
간이세금계산서였다.
일부 단체는 특정 음식점의 간이세금계산서가 집중적으로 사용됐으며, 그 마저도 간이세금계산서에 사용된 합계 금액의 필체가 한 사람의 필체로 나타났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투명하지 못한 보조금 지출로 보여지는 만큼, 해당 단체에서는 즉시 개선해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셋째, 대부분의 단체가 제출한 정산서상의 간이세금계산서에는 합계 금액만 있을 뿐, 어떠한 목적으로 몇 사람이 얼마 가격의 음식을 먹었는지에 대해서는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넷째, 대부분의 단체가 제출한 정산서에는 금융기관 통장 사본이 빠져 있는데, 하남시에서 보조금을 지급 할 때는 보조금 전액을 단체의 은행구좌에 입금하는데, 각 단체에서는 지출시에 이 통장을 매번 활용하지 않고 있다.
통장잔액과 각 단체의 지출내역이 일치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일부 장애인 단체에서는 철저하게 장부정리를 해서 다른 단체와 비교 되기도 했다.
10만원 이상의 지출에도 금융기관 이용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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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남시의회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질문을 하고 있는 조중구 의원 | ||
일부 단체에서는 간사에 대한 후생복리비를 지급 하면서 실제로는 사무국장의 개인통장으로 입금 되기도 한 것이 발견됐다.
여섯째, 시가 보조금을 사용하는 단체들에 대한 관리를 허술하게 하고 있다는 점 으로, 일부 단체의 경우는 단체차량의 엔진오일을 매월 한번씩 교환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었다.
평균 5천Km를 주행하고 교환하는 엔진오일을, 매월 교체 했다고 정산서를 제출 했지만, 주무과에서는 '적정의견'으로 문제 삼지 않았다.
80억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을 이토록 방만하게 관리.운용하는 하남시 행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보조금'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 하는가?
지금에 와서 문제점을 지적하고는 있지만 드러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조금을 지급 할 때, 보조금 지급대상 단체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남시에는 보조금심의위원회가 있는데, 이 위원회가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보조금신청이 접수되면 합리적인 평가기준에 의해서 보조금 지급결정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본다.
하남시보조금 심의위원회가 제 기능 발휘해야
이 위원회가 각 단체의 지난해 사업결과에 대한 평가점수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내리고, 제출한 사업목적에 맞는 사업이 이뤄졌다면 보조금 지급을 증액하거나 평년 수준으로 지급해야 하고, 사업목적에 미달됐다면 축소내지는 지급중단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사업도 하지 않으면서 관행적으로 보조금 지급을 해 온 위원회의 기능을 재점검해야 하며, 최근 새로 부임해서 의욕적으로 행정을 처리하고 있는 하남부시장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또 한가지는 보조금에 대한 정산책임을 맡고 있는 해당 실과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현행 하남시보조금관리조례에는 보조금지급과 관련된 세세한 사항들이 기록되어 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시 조례상에 명시된 사항을 지키지 않은 담당 공무원들은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개선해 나가면 되지
않느냐?"는 말을 하면서 물타기를 하고 있지만, 시민이 낸 세금으로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 조례를 어기면서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 시민들이 이해 할 수 있겠는가?
잘못 된 보조금지급에 대해서는 반환 받아야
하남시보조금관리조례 제 17조(보조금을 교부 받은 자에 대한 제재)는 "시장은 보조금을 교부 받은 자가, '보조조건에 위반할 때' '허위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 받았을 때' 등은 보조금의 교부를 중지 하거나 이미 교부한 보조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반환을 명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행정 집행기관인 하남시가 제대로 된 행정처리를 하지 않고, 사회단체에 예산 퍼 주기 식의 보조금 관리를 해 왔는데,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하며 잘못 사용된 보조금에 대해서는 반환 받아서 다시는 이러한 부끄러운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공원 기자 lee@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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