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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물이다(法性如水)
   

 

 

 

 

 우리고장을 지켜주는 남한산을 바라보노라면 푸근하고 아늑한 느낌을 갖게 된다. 특히 한 여름에는 수목이 검푸른 색을 뿜어내어 마음속에 시원함을 더해 준다. 산야의 초목도 개체보다는 전체로서 조화를 이루듯, 사람도 혼자서 생활하는 것보다는 두 사람이상이 모여 협조하고 힘을 발휘할 때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사람 人자를 보면 두 사람이 서로 의지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것은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고, 타인과 주위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은 사회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이고, 집단생활로써 그 생존을 유지발전 시켜나간다. 그런데 사람의 본성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람의 육체적 본능에서 오는 개인성이다. 이 개인성에 의해 각자의 욕망을 채워나간다. 다른 하나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집단적 요구에서 오는 사회성이다. 이 사회성에 의해 각 개인은 질서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협조를 한다.
 어떤 사람이 건널목이 멀리 떨어져 있는 길을 건너려고 할 때, 무단횡단을 하려고 하는 마음이 개인성의 발로이고 교통질서를 지키기 위해 귀찮지만 건널목으로 건너가고자 하는 마음이 사회성의 발로이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속에는 항상 개인성(무단횡단)과 사회성(건널목으로의 횡단)이 충돌을 한다. 나아가 개인과 개인의 이해관계가 얽히면 개인성의 표출이 심해지고 개인간의 갈등이 심화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개인간의 갈등을 방임하면 사회생활이 파괴되기 때문에, 사람이 공동생활을 하는 데는 질서유지가 필요하다.
 질서유지를 위해서는 각 개인이 연로한 부모를 부양하는 것처럼 「사람이 하여야할 것」이 있고,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쳐서는 안 되는 것과 같이 「사람이 하여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이렇게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사람이 해야 할 준칙을 규범이라고 한다. 규범에는 관습ㆍ종교ㆍ도덕ㆍ법 등이 있다. 법과 다른 규범의 차이점은 국가권력에 의한 강제가능성의 유무이다. 예를 들어 뺑덕어멈이 심청아버지의 금가락지를 훔쳤다면 종교나 도덕에서는 “뺑덕어멈은 나쁜 사람”이라고 비난을 할 수 있을 뿐 다른 제재방법이 없다. 이에 반해 법에서는 “절도죄”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법이 다른 사회생활규범보다도 가장 강력하게 사회질서를 유지시키는 기능을 한다.
 국가권력의 강제력이 수반되기 때문에 규범 중에서 법이 사회규범 일반을 대표하게 된다. 그러므로 사회가 있는 곳에 법이 존재한다(Where there is society, there is law). 법이란 정의를 상징하는 동물인 해태가 선과 악 중에서 악을 제거(去)하고 선을 행하여서 물(水)과 같이 공정하게 하는 규범을 말한다 (水 +去 = 法).
 사회질서가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법의 적용이 엄격하고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즉 법의 적용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해야 한다. 힘이 있는 자는 법망에서 빠져 나가고 힘이 없는 자만이 법에 의한 심판을 받는다면 정의구현을 위한 평등한 사회가 아니다. 법을 지키면 손해라는 불신풍조를 없애고, 법을 지키는 것이 어떤 경우에나 유리하다는 사회분위기가 하루 빨리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법을 집행할 때는 집행당하는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며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양당사자가 있는 경우에는 어느 한 쪽에 치우쳐 불공정하지 않고 공정하게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정하게 법이 집행될 때 그 결과를 마음속으로 인정하고 승복할 것이다. 물은 항상 수평을 이루며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다. 그러므로 “법의 성질은 물과 같다”는 법성여수(法性如水)라는 말을 누구나 공감하게 될 것이고, 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와 같이 법의 적용이 엄격하고 법집행이 공정하게 이루질 때, 법치에 의한 민주사회의 건설이 진정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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