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27일, 광주시에서 열린 한 보고회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공무원과 정치인, 각계인사가 참석한 이 보고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보고회가 끝난 후 광주시는 가칭 '실학기념관 및 문화스포츠 센터'를 송정동 '광주시 신행정타운'에 조성하기로 하고 7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용역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행정타운에 실학기념관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은 시장권한대행을 비롯해 각계인사들의 의사가 모아진 것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하고 몇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누락됐고 여전히 '편의적 사고'에 안주하려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시작단계로 짚고 가자면 실학기념관 유치는 지난 해 부터 추진되던 사항이다.
남양주시로 실학박물관을 뺏기던 시기, 광주시와 경기도는 '뒷 흥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학박물관 유치 경쟁이 두 도시간 치열해 지자 관계 기관들은 실학박물관은 남양주에 주고 광주엔 그에 상당한 선물, 즉 실학기념관을 건립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
그에 따라 광주시는 '작업'에 착수했고 경기도에 5백20억원의 예산 지원을 요청해 논 상태다.
일단 '빅딜'의 성공으로 경기도에서도 예산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니 광주시는 '호재'가 된 셈.
여기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문제는 '왜 구지 실학기념관 건립지가 행정타운인가'라는데 있다.
실학의 본고장을 내 세운 광주시가 실학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송정동 행정타운에 기념관을 짓겠다니 그동안 쌓은 명분마저 스스로 포기하려는거 아닌가 우려된다.
광주시엔 실학을 연결지을 장소가 수 곳 있다.
중대동의 경우 순암 안정복 선생의 생가가 있고, 안선생의 추모관도 마련되어 있다.
안씨 집성촌인 이 곳 주민들은 실학기념관이 들어서면 부지를 기부할 수 있다는 의사도 있다.
이 곳에 기념관이 들어서면 실학의 중심에 있던 순암 안정복 선생의 유적지를 함께 둘러 볼 수 있는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이 곳외에 남양주시와 실학박물관 유치경쟁을 벌이던 시기에 광주시가 내세운 실학의 메카지역 '천진암'도 실학과 관련이 깊은 곳이다.
이 곳의 한 인사는 천진암에 실학기념관이 들어서면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수많은 실학 관련 자료를 내놓겠다고 한다.
또, 천진암엔 실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묘소가 있어 실학의 모태를 생각하게 하는 지역이다.
이처럼 실학의 본거지인 광주시, 그 안에 실학과 관련이 깊은 곳이 있음에도 광주시는 기념관 건립지를 송정동 행정타운으로 못박고 있다.
경기도가 예산지원을 확정짓지도 않은 상황에서 광주시가 건립지를 행정타운으로 먼저 확정하고 나선 것은 어떤 의도일까.
더군다나 여러개의 공공기관이 들어설 예정인 행정타운은 교통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거기에 기념관을 추가하겠다니 대책없는 발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실학기념관을 찾은 외지인이 광주시청이나 광주등기소에 볼일이 있을까?
실학박물관을 찾은 외지 청소년들로 하여금 발전된(?) 광주시 도심을 구경시키고 싶은 것일까?
실학의 유적과 유물들과 연계한 실학기념관, 이것이 필요한 것 아닐까?
머리가 혼란스러운 '실학기념관 건립지'.
도무지 광주시가 추진하는 굵직한 사업들을 들여다보면 뭐가뭔지 모를 지경이다.
이규웅 기자 aa5767@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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