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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나는 요즘 밤을 설치고 있다네.”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나?

 “보통 걱정거리가 아닐세, 아주 심각한 문제야.” 아니, 뭣 때문에 그렇단 말인가? “얼마 전 우리 옆집에 사는 부인이 찾아와 집사람에게 말하기를 자기 남편의 아버지는 빨치산이었는데….” 그게 어째서? “자기 남편은 이 사실을 숨기고 문필가 행세를 해 왔지만 실은 공산주의자라는 것이야.” 사상의 자유는 보장 하는 게 아닌가. “그 부인의 아버지도 공산주의자고 자기도 신봉해 왔다는 거야.” 그럼, 고정 간첩이란 말인가? “그건 아닌 것 같아….” 그럼 별 문제가 아니지….

 “그 부인이 감개무량 하듯이 그러더라는 거야, 우리 부부가 공산주의자라고 떳떳이 밝히느라고 50년을 참고 기다려 왔다고….” 지금 공산주의자니 뭐니 하고 편을 가르고 금기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네.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되는가?” 글쎄,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당선자 90.7%도 국보법을 개정하는데 찬성했다더군.

 “만약에 국가보안법이 폐지된다면 북한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적이 아니란 말야.” 사실 그렇잖은가. “그렇다면 휴전선에 국군을 배치해야 할 명분이 없잖은가?” 민족의 가슴팍에 총칼을 겨누고 있는 것이 보기에는 안 좋지. “북쪽은 계속 우리를 향해 겨누고 있는데 일방적으로 국군을 철수한단 말인가?” 에끼 이 사람아, 북쪽이 우리를 침략하겠는가.

 “6?25 때도 자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 38선의 국군들을 일제히 휴가 보내는 통에 인민군이 파죽지세로 남한을 정복하지 않았나….” 그랬다고 하더군. “엊그제 여론조사를 보니, 31%가 체제와 상관없이 통일해야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하네, 자네도 무조건 통일만 되면 좋은가?” 무슨 소릴 하는 건가,  김정일체제는 너무 딱딱해서 우리하고는 안 맞아…. “북한의 중앙통신이나 ‘조평통’의 보도에서 앞으로 이러이러한 행동을 하여야 하다고 주장하면 그 다음날 즉시 그러한 행동을 실천하는 세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가?”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인가.

“그들의 목적은 이 대한민국을 마비시키는 것 그 자체야.” 그럼 자네는 뭘 고민 하는 건가? “이민을 가야 되겠네.” 아니, 자네가 뭣 때문에 이민 간단 말인가. “그 때 그 부인이 뭐라고 말한 줄 알아? 아, 이 집도 불안하겠군, 재산 좀 있는 집이라….” 그래? 완전히 협박이군. “지금 국내기업이 해외로 나가고 재투자를 않는 이유가 다 그 때문이야, 불안한 거지.” 그렇게 간단치 않은 것이 또한 이 세상이네.

“나는 우리 국민들에게 실망했어, 너무 변덕스럽고 깊이 생각할 줄 몰라, 선동에 휘말리고 그럴 듯한 제스처에 열광하고….” 나도 그렇게 생각할 때 있지만, 우리 국민은 현명하네, 불원간에 누가 이 나라 이 시대에 필요한 인물인지 옥석구분을 해 낼 걸세. “자네는 이민을 가지 않겠는가?” 아무렴. “어떻게 살아가려고? 자네도 기득권 세력에 해당되어 힘들텐데….” 태극기 휘날리며 살지. “무슨 소린가?” 지금은 변화의 과정일 뿐일세, 흔들리지 않고 태극기 휘날리며 자유대한 나의 조국을 목숨 걸고 지킬 뿐이네.

교차로저널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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