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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입구인 광주시 중부면 광지원리에서는 400년 전통의 '해동화 놀이'가 펼쳐졌다.
대형 달집에 불을 붙이자 시뻘건 불길은 검은 밤 하늘을 향해서 춤을 추고, 이를 지켜보는 300여명의 주민들은 불빛에 얼굴을 반사하며 한 해의 소망들을 담았다.
광지원리의 날씨는 강한 바람으로 추웠지만, 마을 주민들은 미리 준비한 떡과 고기등의 음식을 서로 나눴고 자리를 함께 한 시민들은 밤하늘을 사르는 달집 타는 모습과 튀기는 나무들의 소리와 나무타는 내음속에서 세시풍속을 즐겼다.
늘상 그랬듯이 불길이 수그러진 논에서는 아이들의 천국이 시작됐다.미리 준비한 깡통에 나무가지를 넣고 휘두르는 모습 속에서 세대는 이어지고 있었다.
<정월대보름의 풍속:국립민속박물과 제공>
전통사회의 농가에서는 정월을 '노달기'라 하여, 농군들은 휴식을 취하며 농사준비를 한다.
예컨대 가마니짜기·새끼꼬기·퇴비만들기·농기구의 제작 및 수리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기는 휴식으로만 일관되지는 않는다.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시간의 창조를 위한 신성의례와 건강 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얻기 위한 다양한 제의(祭儀)와 점세(占歲) 및 놀이가 행해진다.
지방마다 차이가 있지만 농촌에서는, 마을공동제의로 대개 대보름날 자정을 전후로 하여 동제 (洞祭)를 지낸다. 가가호호 성의껏 제비를 갹출하여 제비(祭費)를 마련하고, 정결한 사람으로 제관 을 선출하여 풍요로운 생산과 마을의 평안을 축원하는 것이 바로 동제인 것이다.
또한 풍요다산 을 기원하는 놀이로 줄다리기를 들 수 있다. 줄다리기는 줄당기기라고도 하며 주로 농촌에 전승 되어온 점세적 농경의례(農耕儀禮)이다. 볏짚을 이용하여 암줄과 숫줄을 만든 후에 마을단위 혹은 군단위로 양편으로 나뉘어 줄을 당기게 되는데, 암줄이 승리를 해야 풍년이 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풍농을 기원하는 풍속으로 지신밟기가 있는데, 지신밟기는 정초부터 대보름 무렵에 마을의 풍물패가 집집마다 돌며 흥겹게 놀아주고 축원해는 주는 것을 말하는데, 지역에 따 라서 마당밟기·매귀(埋鬼)·걸립(乞粒) 등으로 불리운다.
이와는 달리 개인적인 의례로서, 대보름날 아침 일찍 일어나면 '부스럼 깬다'하여 밤·호두·땅 콩 등을 깨물며 일년 열 두달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축원한다. 또 아침 일찍 일어나 사람 을 보면 상대방 이름을 부르며 '내 더위 사가라'고 한다. 이렇게 더위를 팔면 그 해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한편 아침 식사 후에는 소에게 사람이 먹는 것과 같이 오곡밥과 나물을 키에 차려주는데, 소가 오곡밥을 먼저 먹으면 풍년이 들고, 나물을 먼저 먹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
아이들은 대보름날이 되면 '액연(厄鳶) 띄운다'고 하여 연에다 '액(厄)' 혹은 '송액(送 厄)' 등을 써서 연을 날리다가 해질 무렵에
연줄을 끊어 하늘로 날려 보냄으로써 액막이를 한다.
주부들은 단골무당을 청하여 가신(家神)과 여러
잡신들을 풀어 먹임으로써 가내의 평안을 기원하는데, 이를 안택(安宅)이라고 한다.
대보름날 밤에는 달맞이 풍속이 있다. 달맞이는 초저녁에 높은 곳으로 올라서 달을 맞는 것을 말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이 길하다고 한다. 아울러 달의 형체, 대소, 출렁거림, 높낮이 등으로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달집태우기 풍속도 대보름날 밤에 행해지는데, 횃불싸움 과 쥐불놀이 등과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짚이나 솔가지 등을 모아 언덕이나 산위에서 쌓아 놓 고 보름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 불을 지른다. 피어 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달을 맞이하고, 쥐불놀이와 더불어 이웃마을과 횃불싸움을 하기도 한다.
볏가릿대세우기는 보름 전날 짚을 묶어서 깃대 모양으로 만들고 그 안에 벼·기장·피·조의 이삭을 넣어 싸고, 목화도 장대 끝에 매달아 이를 집 곁에 세워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이며, 복토훔치기는 부잣집의 흙을 몰래 훔쳐다 자기 집의 부뚜막에 발라 복을 기원하는 풍속이다. 용알뜨기는 대보름날 새벽에 제일 먼저 우물물을 길어와 풍년을 기원하며, 운수대통하기를 기원하는 풍속이다.
다리밟기는 12다리를 밟으면 액을 면하고 다리병을 앓지 않는다고 한다. 곡식안내기는 경남지방의 풍속으로 농가에서는 정초에 자기 집 곡식을 팔거 나 빌려주지 않는다. 이는 이시기에 곡식을 내게 되면 자기 재산이 남에게 가게 된다는 속신 때문에 행해진 풍속이다.
사발점은 대보름날 밤에 사발에 재를 담아 그 위에 여러 가지 곡식의 종 자를 담아 지붕위에 올려 놓은 다음, 이튿날 아침 종자들의 행방을 보아 남아 있으면 풍년이고 날아갔거나 떨어졌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나무그림자점은 한자 길이의 나무를 마당 가운데 세워 놓고 자정무렵 그 나무 비치는 그림자의 길이로써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달붙이는 대보름 전날 저녁에 콩 12개에 12달의 표시를 하여 수수깡속에 넣고 묶어서 우물속에 집어 넣어 콩알이 붙는가 안붙는가에 따라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닭울음점은 대보름날 꼭두새벽에 첫닭이 우는 소리를 기다려서 그 닭울음의 횟수로써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대보름날에 행해지는 놀이로는 사자놀이, 관원놀음, 들놀음과 오광대 탈놀음, 석전, 고싸움, 쇠머리대기, 동채싸움 등이 있다.
이공원 기자 lee@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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