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우산리 천주교 성지인 천진암에는 다산 정약용의 친형인 정약전(丁若銓:1760~1816)선생의 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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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에 있는 '정약전 선생의 묘' | ||
조선을 지배하던 이학(理學)적 전통에 반해 이용후생과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루는 실학(實學). 그 거대한 줄기를 이룬 다산 정약용의 형, 손암 정약전은 1801년(순조 1) 신유박해로 인해 흑산도(黑山島)로 고독한 유배의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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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표지 | ||
그의 서문에는 바로 당시 실학자들의 정신이 어떤 것 이었던가를 정확히 보여주는 대목이 있다.
“나는 어보魚譜를 만들어보려는 생각으로 섬사람들을 널리 만나보았다. ... 그러던 어느 날 장덕순張德順 창대昌大라는 사람을 만났다. 창대는 늘 집안에 틀어박혀 손님을 거절하면서까지 고서를 탐독했다. ... 성격이 조용하고 정밀하여 풀, 나무, 물고기, 새 등 눈과 귀로 보고 듣는 모든 것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깊이 생각하여 그 성질을 이해하고 있었으므로 그의 말은 믿을 만했다.
나는 마침내 이 사람을 초대하여 함께 묵으면서 어족들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내용을 책으로 엮어 『현산어보』라고 이름 붙였다.
어족 외에도 바다물새〔海禽〕와 해조류〔海菜〕까지 두루 다루어 후세 사람들이 연구하고 고증을 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玆山魚譜』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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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평선이 | ||
현직 고등학교 생물교사인 저자 이태원은 이렇듯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진 '현산어보' 와 정약전의 실학 정신을 찾아 8여 년 동안 흑산도 곳곳을 누볐다.
흑산도 현지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설이 되어버린 정약전의 희미한 옛 이야기를 되살리고, 마치 '현산어보' 를 집필한 정약전처럼 직접 바다 생물들을 살피면서 이 저작이 담고 있는 내용의 자취를 더듬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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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꽃게 | ||
200년 전 정약전이 그랬듯이 필사본 '현산어보' 의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그 내용의 진위를 현대 생물학의 성과에 비추어 이해하려고 한 것은 실사구시의 정신의 발현이라 할 만하다. 뿐만 아니라 정약전이 서문에서, "이 책은 치병(治病), 이용(利用), 이재(理財)를 따지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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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게 | ||
특히 400여 컷의 세밀화와 800여 컷의 자료 사진은 읽는 이들의 이해의 지평을 넓히기에 충분하다.
천진암에 있는 정약전의 묘는
당초에 충주쪽에 있었으나, 묘를 옮겨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천추교측의 양해로 천진암으로 옮기게 됐다는 이태원선생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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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이태원
1972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서울대 생물교육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현재 세화고등학교
생물 교사로 재직중이다.
그린이 박선민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상명여대 미술학과와 파리국립예술학교(E.N.S.B.A)를 졸업했다.
1995년 파리 생쉬피스 성당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현재 선호, 정우, 지호 세 아이와 함께 삼척에서 소박한 삶을 꾸려가며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공원 기자 lee@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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