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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시각으로 본 성씨제도 : 성씨제도의 민주화

 여성계에서는 지난 '97년 3.8 여성대회에서 '부모 성 함께 쓰기'를 선언했다. 이것은 우리사회의 가부장제 문화의 가장 뿌리깊은 신념과 남성 중심제도에 대한 도전이다. 아버지의 성은 가족의 혈통과 동일시되어 혈통을 바꿀 수 없는 만큼 성도 바꿀 수 없다는 신앙에서 그 동안 당연하고, 자연적인 것으로 믿어 왔다.  부모성 함께 쓰기 운동은 바로 이 관습에 대한 비판과 도전이다.  그리고 이것은 뒷받침해온 우리 성씨제도를 개혁하고 저하는 문화운동이다.

 우리사회를 '남성을 위한 사회'/'남성문화'라 하여도 거의 이의를 제기 받지 않을 정도로 모든 사회 구조, 법률, 관습 등이 남성 중심적 이여서 여성은 이 사회에 다양한 형태의 차별과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 

 '성'은 사람이 태어난 바를 가르친다. 중국의 한자로 표기되는 '姓'이 의미하는바와 같이 (계집 녀와 날 생이 합쳐서 '姓'된다) 중국의 최초의 '姓'은 곧 어머니를 친족 관계의 핵심적인 표지로 삼고 있다. '성'은 사람이 태어난 바를 가르친다. 옛 성인들은 모두 그 어미가 하늘과 감응하여 자식을 낳았기 때문에 천자라 했다. 태어난 것으로 성을 삼는 것은 여자를 따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자기 어머니를 알고 있으나 그 아버지를 모르던 시대의 모습이었다.

 본래 '성'이란 글자는 여아가 어머니와 있던 곳에서 떠날 때 그 근본을 알기 위한 필요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 점점 갈라져서 생기게된다. 또  부귄 시대가 오면서 혈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변질한다.  어머니의 혈통은 없어지고 가부장제도가 생기면서 아버지의 성만을 강조하게 되었다.

  생명의 탄생은 반쪽 씨앗인 남성의 정자와  또 다른 씨앗인 여성의 난자와의 결합이다. 즉 생명의 재생산은 부모의 유전자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남녀를 구별하는 유전인자는 여자가 지닌 유전자로서 결정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실증되었다.  부계혈통만이 문제 될 수  없다. 한 생명이 물려받은 혈통이나 유전자 속에는 상상할 수 없는 수억 조의 남녀 조상들의 유전인자들이 포함한다.

 이러한 현대 과학적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부계혈통의 순수성을 지키려는 것은 시대적으로 의미 없는 관습이다.  이것은 다만 성차별을 조장하는 것임으로 발리 극복 되어야한다. 그러나 우리의 성은 단지 부계 혈통의 표지로서 혈연 집단의 신분과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한 사회제도이다. 성씨제도는 문화집단이 다양한 것인 만큼 다양하다. 그리고 민족 집단에서도 역사적으로 시대에 따라 가족과 사회제도가 변하면서 성씨제도도 변해온 것이다.

우리민족의 역사에서도 그러한 변화가 뚜렷이 나타나있다. 현재 우리들이 사용하는 한자성은 우리 민족이 신분제도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고려시대 시작된 것이다. 고대사회에서는 성이 없이 이름만이 있었으며 이것은 신라시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 있다. 지배계급이 중국의 종족제도를 받아들이면서 박, 김, 석씨 등의 한 자성을 쓰기 시작했다.

 일반 백성들 사이에는 고려시대에 와서 성씨가 보편화되었다. 조선조에는 소위 천민계급에서는 성이 없는 것이 보통이었다.  조선조 신분제도는 가부장제를 확립시켜 양반신분을 타고난 것으로 되었다.  양반계급은 기득권 유지를 위해 혈통과 성을 일치 시켰으며 신성시하였다. 양반신분을 결정하는 것은 부계혈통으로 규정한다.  

"세계 여러 민족이나 종족집단은 그들의 가족제도에 따라 다양한 성씨 제도를 나타내고 있다. 원시 모계사회의 유산으로 부모 양계를 혼합하거나 양립시키는 문화와 제도는 여러 종족집단에서는 성씨를 통한 가계 계승의 제도 없이 이름만으로 개인의 정체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세계 지구촌에는 성씨 없이도 잘 살아가는 나라도 있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 버마 ,에이레, 성서의 히브리 민족 등)부계성에 너무 집착하여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여성을 무시한 "혈통 '가문' '대 잇기' 등의 강박적 허구에서 벗어나 당대를 살아가는 개개인의 삶이 모두 존중되는 사회로 변해야한다. 이제 새로운 세기에는 부계 혈통만을 중요시하는 성씨제도가 더 이상 강요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사회에 뿌리깊은 남성우월주의 사상인 가부장제 문화의 부조리를 치료하기 위한 또 하나의 문화운동으로 부모성 함께 쓰기 운동은 성씨제도의 민주화로 그  자리 매김을 할 것이다.

  부모양계를  양립시키는 성씨제도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아들은 아버지 성을, 딸은 어머니 성을 따르게 하는 제도가 있는가 하면, 자녀의 출생 순위에 따라  첫째는 부성을, 둘째는 모성을 따르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오히려 아들은 모성, 딸은 부성을 따르거나 자녀들에게 부모 양측의 성을 다 물려주기도 한다. 어떤 나라에서는 부모 양측의 성을 물려주는데 친가, 외가 양측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부모성 세 가지를 다 함께 사용, 성이 무척 길어지는 형태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성씨제도가 있다는 것은 생물학적 기반을 지닌 혈통과 일치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성씨가 혈연을 나타내는 게 아니고 우리가 보통 알고있는 족보가 혈연관계를 나타내는 것 더욱 아니다. 아버지와 나는 성씨가 같으니 한 혈족이고 어머니는 성씨가 다르니 혈족이 아닌가?  양계연구소 소장을 계신 박종수 선생은 "자녀의 성은 부부가 협의해서 새로 정한다"로 민법을 고치면 된다고 주장한다. "아니면 부모 성을 함께 쓰던지, 또는 새로운 성을 만들어 쓰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한다.

 평등을 실현하려는 성숙한 21세기 민주사회서는 성씨제도를 민주화는 새로운 제도의 규정은 필연적이다. 지금까지의 부계혈통으로 대표되는 유교문화에 길들여진 고정관념에서 해방되어 성씨제도의 민주화가 되어야한다. 

  남성중심의 문화 속에서 2등 인간으로 길들려져 있는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어 역사의 주체 자로 나서게 하는 아주 좋은 방법중의 하나가 바로 '부모성(또는 엄마성) 함께 쓰기"이다.  우리사회의 남성중심의 법과 제도, 관습을 벗게 할 것으로 믿는다. 남성 우월주의나 아들선호사고가 사라지게 될 것이며 "부계만의 대를 남자만이 이어야한다"고 하는 강박 관념을 불식시킬 것이다. 이 운동이 확산되면 여남평등을 위한 법의 개정에도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 운동은 누구나 어디서나 큰 준비 없어도 시작할 수 있다. 이미 부모 성을 함께 쓴 이름으로 책이 출판되기도 했고, 부모 성을 함께 쓴 이름으로 방송이 진행되기도 한다. 부모 성을 함께 쓴 명함이 돌고 회의장 등에서 부모 성으로 이름표를 고쳐 쓰기도 한다. 대학가에서는 여러 가지 행사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자, 이제 페미니즘의 새 시대를 열자! 가부장제 사회 원리로는 더 이상 가정도 국가도 현대 문명도 이끌고 나갈 수 없지 않은가? 권위적이고, 위계질서 적인 비민주적인 우리사회의 남성중심 문화를 양성중심 문화로 변화시키자!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에 대한 배려가 늘어날수록 우리가 가진 에너지는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다.

교차로저널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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