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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과 '청정하남'

지난 추석 연휴 기간에 한반도를 휩쓸어 버린 제14호 태풍 '매미'로 인하여 약130여명의 희생이 있었고 5조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뒤따랐다.

전쟁상황이나 다름없이 '폐허'만이 남은 것이다.

그러나 전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현지에 찾아와 '내 일도 아닌데' 구슬땀을 흘러가며 복구작업을 돕고 있고, 각계 각층에서  성금이 답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나저나 우리를 '감탄'시킨 일이 있었다.

그 엄청난 재앙이 눈앞에 다가오는 '비상사태'에서도 이 나라의 경제부총리가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굿굿한  태도로 골프를 치고 있었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기를, 골프에 빠지면  아무것도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고 한다.

건강에도 좋고, 스트레스를 말끔히  해소할 수 있으며, '유력자'들과  사귈 수 있는장소가 된다고 하여 너도나도 무리해서라도 골프장비를 둘러매고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찾아가는  동호인들이 많은 것  같다.

골프를 치기 위해서라면 해외에까지 나가 외화를 낭비하고  우리의 '특권층'들로서는 교통이 편리한  수도권에 근사한 골프장이  많이 생겨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에 응하고자 함인지는  몰라도, 하남시에서는 그린벨트지역을 대규모로 훼손하고라서도 골프장을 건설하고자 사업시행을 공고하였고, 그에 따라  8명의 신청자가 관련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였다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하남시는 98.4%가  그린벨트 지역으로서 자연환경이  수려하고, 백제시대의 유적지와  유물이 도처에 보존되어  있으므로 「청정하남」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수년전부터 하남시에  골프장을 세울 수  있는 '힘'과 '큰  돈'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을 하는 업자들이 수도 없이 들락거렸다고 한다.

그러한 소문을 듣게 된 대다수 시민들은 "무슨  소리냐, 어떻게 그린벨트에 골프장을 만들 수 있단 말이냐.", "1미터만 파면 유물들이 튀어나오는 유적지가 사방에 깔려 있는데 골프장이라니 어림도 없는 소리"라면서 콧웃음을 치곤 했었다.

그랬기 때문에, '특권층'들의 이해관계를 위해서라면 고도(古都)의 숨결을 머금은 하남시의 땅을 불도저로 밀어버릴 수 있다는 관계자들의 발상에 하남시민들은 아연질색할 수 밖에 없다.

'골프'는 국토면적의 80%정도가 목초지와  농경지로 되어 있는  스코틀랜드에 살고 있던 양치기나 어부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의 65%가 산림으로 되어 있고 기후 또한 맞지 않아 잔디가 잘 자라지 않는 등 애시당초 골프장과는 어울리지가 않는다고 한다.

어찌된 영문인지,  일찍이 우리의   특권층들은 골프장에서 비밀회동을 하고 거기에서 만난 사람만이 '격'이  있는 파트너로 여기는 등의 이그러진 행동양태를 보여  왔고, 거기에  끼지 못하는  소시민들은 질투와 열등감으로 속을 삭이어야만 했다.

골프장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오리가 될 뿐더러, 그  허가관계에 개입하면 '큰 '을 챙길 수 있는데 어느 누가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으랴.

인정사정없이 멀쩡한 산들을  허물고 울창한  산림을 훼손하는  일들이 여기 저기서 벌어졌지만,  하남시만은 조상 대대로의  자연을 고스란히 지킬 줄로 믿고 있었던 것이다.

골프장에서는 잔디 이외의  생명체는 살 수가  없는 등으로 그  주변의 생태계가 무너지게 된다고 한다.

수십만평의 골프장 잔디는 농약과 비료를  먹고 살기 때문에 덕풍천·산곡천은 오폐물의 하수구가 될 수 밖에 없고 지하수에까지 그 독성이 스며든다고 한다.

울창한 숲이 사라져  지하수량이 줄어드는 데다가,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1일 지하수량이 1천여톤이나 되어  지하수가 고갈되는 폐단까지 발생한다는 조사보고가 있다.

그렇다면, 누구를 위해서 골프장을 만드는가.

하남시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일이 국가적으로나 지역사회에 얼마나 중차대한 사업인지는 몰라도, 그로 인하여 하남시민은 물도  마음대로 못마시고 문화유적도시와 환경도시로서의 자부심도  박탈당한 채 골프장에 오가는 고급승용차들을 지켜보아야만 하는가.

건설교통부에 골프장사업에 관한 관계서류와  함께 하남시장의 의견서를 제출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하남시장은 결연한 태도로 'No'라고 하여야 한다.

특혜니 비리니 하는 의혹보다도, 하남시민이 「청정하남」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지켜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차로저널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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