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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미술관 '不二--저절로 자연되기'전13명의 작가 자연생명체 예술언어로 대화소통 시도
영은미술관(광주시 쌍령동)은 오는 18일부터 8월 22일까지 제1·2전시관, 영은홀, 야외에서 '不二-저절로 자연되기'展을 개최한다.

여름기획전으로 마련되는 이번 전시는 인간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인간이 자연 생명체를 동등한 관계에서 바라보고 본래의 생명공동체를 회복하고자 하는 시대적 바램을 다양한 미술언어를 통해 표현한 13명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이를 위해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천연의 입지조건을 갖춘 영은미술관의 자연환경을 생태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곳곳에 산재한 자연 생명체와 예술 언어로 대화와 소통을 시도해 그 결과물을 회화, 사진, 조각, 설치, 영상 등의 작품들로 남기게 된다.

몸과 마음, 감각과 감성으로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시적으로 시각화한 작품들을 통해 속도가 강조되는 이 시대에 자연이 주는 미학과 휴식, 그리고 정서적인 치유를 경험하게 된다.

◇전시 개요

90년대 이후 환경, 생명, 자연 등은 과학과 철학 예술 등 사회 문화 전반에서 자주 언급되며 세기의 화두가 되었다. 생태계의 부조화에 의한 생명과 존재의 위기를 절감하기 시작한 후 자연을 파헤치고 소외시키는 서구의 인간중심주의적 기계론적 자연관에서 부조화의 원인을 찾게 되었고, 그 결과 인간을 만물의 중심에 두고 자연을 타자화시키는 서구의 나르시즘적 닫힌 세계관에서 인간과 자연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는 동양의 유기체적 열린 자연관으로 사고의 틀이 전환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술계에서도 90년대 이후에는 인간을 둘러싼 자연과 생태계, 유기적 환경에의 관심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최근 일련의 전시들은 동양사유(思惟)에 주목하고 식물성을 강조하며 자연과 인간의 상호의존성을 외치고 있다. 이러한 미술계의 현상은 90년대 이후 한국 화단에 불어닥친 포스트모더니즘과 때를 같이한다.

예술자체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모더니즘 미술에서 벗어나 예술의 영역에 주위환경을 포함시키려는 포스트 모더니즘 미술세계에서, 세계 내 존재로서의 인간개념, 자연과 인간의 조화됨을 강조하는 생태미술은 자연스럽게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不二 - 저절로 자연되기 展은 이렇게 새로이 요청되는 녹색사유 및 미술내에 삶과 환경을 소통시키려는 현재의 미술경향과 관련해, 이성만의 녹색사유가 아닌 몸과 마음, 감각과 감성등을 자연에 연루시킨 신체적 사유의 결과물들로 꾸며지며 작가들은 영은 미술관의 자연환경을 신체적 체험의 출구로 삼아 자연과 관계 맺기를 시도한다.

자연의 장엄함과 숭고함을 거대한 하늘풍경에 담아온 강운씨는 이번 전시에서 바다와 육지의 접점지역에서 직접 관찰한 시시각각 변하는 미세한 생명체의 움직임을 6m가 넘는 대형화폭에 한지재료를 사용하여 추상적으로 묘사한다.

▷숲을 그리는 화가 김보중씨는 선명한 자연색, 밀도 있는 선들, 그리고 나뭇가지 등의 자연재료가 사용된 숲 그림에 자연을 몸으로 체험하는 인간의 신체를 그려 넣어, 그 속에서 노닐고 숨쉬며 교감할 수 있는 공존의 숲을 표현한다.

▷박병춘씨는 한지 위에 먹으로 그린 담묵의 산수화에 삶에서 체득한 기억의 파편들, 다양한 인간의 모습들을 활달한 필치로 담아내며 화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강원도 자연속에서 작업하는 박신정씨는 나무재료를 사용한 조각으로 식물들의 발아와 생명현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의 질서와 원래 모습을 드러낸다.

▷풀을 소재로 작업을 해오고 있는 안성희씨는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관 외부 자연환경을 일종의 캔버스로 삼아 잔디 일부공간을 작가가 설치한 풀들로 작품화 한 대지미술을 선보인다.

▷윤애영씨는 안개 낀 숲 속과 깊은 물 속의 심연 속으로 빠져드는 인간의 모습을 비디오 영상으로 표현하여 관람객들이 자신의 몸과 자연의 몸이 동화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경애씨는 발 밑에 밟혀지는 낙엽이나 벽 틈을 간신히 뚫고 나오는 잎의 모습 등 쉽게 드러나지 않는 음지의 자연의 풍경을 클로즈업하여 생명의 죽음의 순간을 회화적으로 표현한다.

▷경기도 양평, 사방이 푸름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작업하며 不二를 삶에서 실천하는 작가 이재효씨는 나무, 낙엽 등 자연 재료를 소재로 자연이 원래 지니고 있는 형태와 질감 등을 최대한 드러낸 추상조각을 선보인다.

▷영은미술관 경안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인 정소연씨는 1년여 동안 CC카메라로 관찰한 미술관의 하늘 풍경을 캔버스 대신 10대의 평면 모니터에 비디오 영상으로 담아낸다.

▷나비를 형상화한 오브제를 이용하여 인간의 다양한 감정적 변이를 은유적으로 표현해온 정인엽씨는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자의 접근에 맞추어 흔들리는 꽃잎 오브제를 통해 자연 생명체와 인간의 소통상황을 상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주상연씨는 사진매체로 흙과 물, 하늘과 우주의 단편들을 장엄하게 혹은 서정적으로 잡아내어 생명에의 경외감과 미감을 동시에 전달해준다.

▷흙과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자연과의 일체성(不 二)을 회복하고자 하는 도예가 최재호씨는 자연(흙+물+불)과의 물아일체로서의 교감을 순백의 백자로 형상화한다.

▷퍼포먼스 아티스트인 허진씨는 주위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체계로 탈바꿈을 거듭하는 자연물의 속성을 신체를 통해 표현한다.

한근영기자  young@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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