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점검한 수도권 LH 공공주택 118개 사업 전부 협의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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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준 국회의원 ⓒ동부교차로저널 |
[광주] LH가 수도권에서 시행한 공공주택사업 118곳 모두에서 사용검사 과정 중 교육청과 학생배치 관련 승인조건 이행 여부를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이 가운데 11개 사업은 학생배치계획 재협의, 학교 개교시기에 맞춘 입주시기 조정, 안전한 통학로 확보 등 승인조건 자체가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검사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LH 내부지침에는 준공·사용검사 단계에서 사업승인조건 이행 여부를 확인하도록 이미 명시돼 있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건설사업관리용역사가 교육청 협의를 했을 것으로 간주했다”며 별도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수도권 LH 공공주택 118건 전부 교육청 협의 없이 사용검사
감사원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수도권에서 완료된 LH 공공주택사업 118건을 점검했다. 감사 결과 118개 사업 모두 사용검사 과정에서 교육청과 학생배치 관련 승인조건의 이행 여부를 협의하지 않은 채 사용검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용검사는 단순히 아파트 건물이 제대로 지어졌는지만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다. 사업계획 승인 당시 부여됐던 각종 조건들이 실제로 이행됐는지 확인하는 입주 전 마지막 절차다. 그러나 LH는 학생들이 실제 어느 학교에 배치되는지, 통학 안전대책이 마련돼 있는지 등 입주 이후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조건에 대해서조차 교육청과 최종 확인을 거치지 않았다.
■ 11개 사업은 승인조건 자체도 안 지켜… “입주시기 조정·통학대책 마련” 누락
더 큰 문제는 단순히 확인절차만 빠뜨린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118개 사업 가운데 11개 사업은 사업승인 당시 부여됐던 학생배치 관련 조건 자체가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검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이행 조건에는 ▲학생배치계획 재협의 ▲학교 개교시기에 맞춘 입주시기 조정 ▲안전한 통학로 확보 ▲원거리 통학대책 마련 등이 포함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남부 7곳, 경기북부 1곳, 인천 3곳이다. 실제 남양주별내 A1-1BL 576세대의 경우 학생배치 방안 마련과 재협의가 승인조건으로 부여됐지만, 학생 수용시설이 부족해 학생배치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후 덕송초 리모델링과 화접중 신설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 인천검단 AA9BL 1,942세대는 학교 개교시기에 맞춘 입주시기 조정과 통학로 확보가 승인조건이었지만 이를 이행하지 못했고, 이후 LH가 약 5,200만원을 부담해 통학버스를 운행했다. 학생들은 2023년 3월 아람초 개교 이후에야 학교에 배치됐다.
■ 규정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LH 내부지침에 ‘승인조건 확인’ 명시
LH는 애초부터 사업승인조건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도록 내부지침도 갖추고 있었다. LH 「준공·사후평가업무지침」에는 예비준공검사와 준공검사 단계에서 인·허가 및 사업승인 조건사항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도록 규정돼 있다. 수급인이 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미준공 조치를 하고, LH 책임사항일 경우 지역본부장에게 보고해 관련 부서가 조치하도록 돼 있다. 특히 사용검사 단계에서는 지역본부장이 사업승인조건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관련 부서에 확인과 자료협조를 요청하도록 명시돼 있다. 결국 관련 규정이 없어 학생배치 조건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확인하도록 돼 있던 기존 절차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 LH 해명은 “용역사가 했을 것으로 간주”
LH가 의원실에 제출한 해명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경기남부지역본부는 사용검사를 진행하면서 건설사업관리용역사가 교육청 협의를 이행한 것으로 간주했고, 별도 검증이 미흡해 교육청 협의 확인이 누락됐다고 답변했다. 인천지역본부 역시 용역사가 교육청 협의를 이행한 것으로 판단해 확인절차를 누락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나 사용검사의 최종 주체는 건설사업관리용역사가 아니라 LH다. 학교가 실제 개교했는지,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지, 통학로와 원거리 통학대책이 마련됐는지 등을 “용역사가 했을 것”이라고 간주한 채 사용검사를 처리한 것은 LH 스스로 정한 내부절차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 감사 이후 71건은 모두 정상 처리… 그런데 감사·징계는 ‘0건’
LH는 감사원 감사 이후에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원실이 감사 이후 실시한 사용검사 현황을 요구한 결과, LH는 이후 사용검사한 71개 사업에서는 교육청 미협의나 승인조건 미이행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답변했다. 관련 부서에 공문을 보내고 각종 점검·평가 과정에서도 승인조건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감사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면, 과거 118개 사업 역시 기존 규정대로 확인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관련자에 대한 내부 책임규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LH 감사실은 관련자 감사·징계 여부에 대해 “해당없음”, 인사처는 관련 징계 처분요구 이력에 대해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답변했다.
안태준 의원은 “118개 공공주택사업에서 학생배치 승인조건 확인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실제 11개 사업에서는 입주시기 조정이나 통학대책 같은 조건까지 이행되지 않았다”며 “단순히 서류 한 장을 빠뜨린 게 아니라 입주하는 아이들의 학교와 통학 문제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황당한 것은 LH 내부지침에 이미 사업승인조건을 확인하도록 명시돼 있었다는 점”이라며 “규정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용역사가 했겠지’라고 간주하고 LH가 직접 확인하지 않은 것이라면 매우 무책임한 업무처리”라고 말했다.
또한 안 의원은 “감사 이후 사용검사한 71개 사업에서는 같은 문제가 한 건도 없었다면 결국 과거에도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일”이라며 “118개 사업에서 왜 확인절차가 작동하지 않았는지, 특히 승인조건이 실제로 미이행된 11개 사업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택을 제때 공급하고 입주를 서두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공급이 급해도 학생배치와 통학대책처럼 주민과 아이들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조건까지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는 LH가 승인조건 이행 여부를 반드시 직접 확인한 뒤 사용검사를 하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필 기자 lsp7246@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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