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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경기도는 예술인 기회소득 축소 지급 결정을 철회하고, 추미애 도지사는 예술인들과 직접 대화하라. 오늘 우리는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축소 지급 결정에 항의하고, 추미애 경기도지사에게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먼저 우리는 경기도가 직면한 재정위기의 심각성을 모르지 않는다. 추미애 도지사는 지난 8월 5일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하며, 경기도가 이미 진행 중인 사업조차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20년 만의 지방채 발행, 민생예산의 9개월분 편성, 감액 추경이 필요한 현실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다.
경기민예총은 경기도가 재정위기를 숨기지 않고 도민 앞에 공개한 점, 낭비성 예산을 차단하고 세입구조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을 주목한다. 재정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구조적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우리는 경기도가 강력한 제도개선과 공정한 재정개혁을 통해 이 위기를 타개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추미애 도지사는 “재정위기를 이유로 민생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한 “도민의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 등 반드시 확보해야 할 예산은 끝까지 지키겠다”고 했다. 나아가 그 고통을 “사회적 약자와 서민의 삶에 떠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예술인은 누구인가. 예술인은 재정위기의 고통을 떠넘겨도 되는 사람들인가. 예술인의 삶은 민생이 아닌가. 예술인의 창작 기반은 지켜야 할 공공의 영역이 아닌가.
예술인 기회소득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다. 예술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예술인이 지속적으로 창작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된 경기도의 대표 예술정책이다. 그런데 경기도는 재정난을 이유로 당초 연 150만 원 지급 취지를 뒤집고, 올해는 한 차례 75만 원만 지급하겠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예산 조정이 아니다. 예술인의 삶과 창작 기반을 행정 편의에 따라 후퇴시키는 결정이며, 경기도 스스로 예술인 기회소득의 정책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다.
지난해, 2026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경기도는 예술인 기회소득 예산을 2025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 편성했다. 당시 경기민예총을 비롯한 문화예술 현장은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경기도는 부족한 예산을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편성해 2025년 수준을 맞추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그 약속을 뒤집은 것이며, 예술인들에게는 경기도 정책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결정이다.
서명에 참여한 예술인들은 절박하게 말하고 있다. 한 연극인은 “예술인 기회소득은 시혜가 아니라 예술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며 “이미 약속하고 신청까지 받은 지원금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은 예술인과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연극인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가 나올 때마다 왜 가장 먼저 삭감되는 것은 예술지원이냐”고 물으며, 예술지원 예산 삭감은 예술인의 생존과 창작 환경을 위협하고 결국 시민들이 누릴 문화예술의 기회까지 축소시킨다고 호소했다.
한 시인은 “예술인에게 시혜하듯, 적선하듯 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예술인의 기본 권리를 보장하라”고 썼다. 또 다른 도민은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 감축은 예술인에게 고통을 준다. 경기도는 원안대로 집행하라”고 했다. 한 시각예술인은 “예술은 결코 사치가 아니며, 지역사회 안에서 도민에게 정서적 안식을 제공하고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수행한다”고 했다.
예술인이 생계 위기로 창작을 포기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사회의 문화적 빈곤으로 돌아온다는 말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의 심정을 그대로 대변한다.
경기도는 재정난을 말하기 전에 우선순위를 물어야 한다. 예술인 기회소득을 줄이는 것은 몇십억 원의 예산을 아끼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경기도가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문제다. 문화예술은 여유 있을 때만 지원하는 장식이 아니다. 예술은 도민의 삶을 위로하고, 공동체를 연결하며, 지역사회의 감수성과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공공적 활동이다.
우리는 추미애 도지사의 재정개혁 방향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 불필요한 곳에서 먼저 줄이고, 더 큰 책임이 있는 곳에서 더 많이 감당해야 한다는 말에도 동의한다. 그러나그 원칙이 현실에서 실현되려면 예술인과 같은 공공적인 역할을 하면서도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먼저 보호되어야 한다. 예술인의 창작 기반을 줄이면서 사회적 약자와 서민의 삶을 지키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에 경기민예총과 서명에 동참한 경기도 예술가·도민들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경기도는 예술인 기회소득 50% 축소 지급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둘째, 경기도는 당초 약속대로 2026년 하반기 예산을 편성하여 연 150만 원 지급 취지를 회복하라.
셋째, 예술인 기회소득을 매년 재정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불안정한 사업으로 두지 말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예술인 기본소득 정책으로 제도화하라.
넷째, 향후 예술인 기회소득을 비롯한 예술인 복지정책 조정 과정에서 문화예술 현장과 공개 협의 절차를 마련하라.
다섯째, 추미애 도지사는 예술인 기회소득 축소 문제를 전임 도정의 재정 문제로 떠넘기지 말고, 경기도 문화예술정책 전환의 첫 과제로 책임 있게 해결하라.
우리는 오늘 추미애 경기도지사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한다.
이는 경기도 재정위기 속에서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지킬 것인지, 예술인의 삶과 도민의 문화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경기도 문화예술정책을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지 함께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경기도가 진정 공정한 재정개혁을 말한다면, 예술인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경기도가 진정 민생을 포기하지 않겠다면, 예술인의 삶도 민생임을 인정해야 한다. 경기도가 진정 사회적 약자에게 고통을 떠넘기지 않겠다면, 예술인 기회소득 축소 지급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
경기민예총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예산 축소가 아니라 경기도 예술정책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후퇴로 본다. 우리는 경기도 예술가와 도민의 뜻을 모아 끝까지 요구하고, 대화하고, 행동할 것이다.
2026년 8월 12일
사단법인 경기민예총
교차로저널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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