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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과 중국의 외교적 수사(1)

 

3월 26일 천암함이 폭침되어 46명의 우리해군이 목숨을 잃었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가해자를 공개적으로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중국은 외교적인 수사만 표출할 뿐이다.

 

  쌍방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현안과 관련,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하지 않고 애매모호한 어투로 말꼬리를 흐릴 때 이를 두고 흔히 쓰는 말로 ‘외교적 수사(外交的 修辭)’라 한다.

 

이 말은 해석하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모호성을 갖는다.

 

한?일관계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일왕(日王)이 “통석의 념(痛惜의 念)을 금할 수 없다”라고 표현한 것이 한 예이다.

 

요즘 거론 중인 ‘6자회담’이란 북한의 핵(核)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비핵화(非核化)를 실현하기 위해 6개국(한국·북한·미국·중국·러시아·일본)이 참가하는 다자회담(多者會談)이다. 

 

1994년 북한과 미국은 제네바합의(AF: Agreement Frame)를 통해 북한은 핵개발을 중단하고 핵사찰을 받는 대신, 미국은 북한에게 체제 안전보장과 경수로(輕水爐) 발전소를 지어준다는 조건으로 핵 문제에 대한 합의를 마쳤다.

 

그러나 2002년 10월 북한의 새로운 핵 개발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먼저 핵을 포기할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이에 대해 북한은 미국이 먼저 불가침조약을 맺은 뒤에 핵문제를 논의하자는 주장을 펴며 맞섰다.

 

6자회담은 북.미 사이의 이러한 대립 구도 속에서 북한의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에 평화 체제를 구축하자는 차원에서 제안(提案)된 것이다.

 

6자회담 제안 전인 96년에 6.25전쟁 정전체제를 새로운 평화체제로 전환해 보자는 취지에서 4자회담이 제안되었다.

 

그 해 필자는 우리측 인사 20명과 함께 중국을 방문, 4자회담에 관해 의견교환을 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방문상황: 기간-96년 7월 8일~14일(7일), 방문자-사회단체 인사, 교수, 언론인 등 20명이 3개조로 편성, 필자는 제1조장이었다. 방문처-중국의 베이징 소재 외교부 국제문제연구소, 사회과학원 아주?태평양연구소, 길림성(만주) 연길시청, 연변대학교 등이었다.

 

1953년 체결된 6.25전쟁 정전협정은 항구적 평화보장체제가 아닌 전투행위를 일시 중지하자는 휴전상태였다. 정전협정이 체결될 때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북진통일을 주장하면서 협정서명을 거부했다.

 

북한은 이를 빌미로 한국을 새 평화체제에서도 배제하려고 기도했지만 한반도 평화유지에 있어 한국을 제외한 새 평화협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전체제를 새로운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이 한국을 제외한 채 미국과 직접 협상을 하려는 데 있다

 

 ‘4자회담’이란 96년 4월 16일 김영삼 대통령과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제주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북한.미국.중국 등 4자가 모여 새로운 한반도 평화체제를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두 나라 정상이 북한과 중국에 공동제안한 것이다.


 북한은 정전 이후 협정의 상대는 남한이 아닌 미국임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어, 4자회담은 제안만 된 상태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우리 일행은 먼저 ‘국제문제연구소’[중국 政策硏究所]를 방문 브리핑을 듣고, 중국측 인사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측 참석자: 주흥보(周興寶) 부소장, 도병울(陶炳蔚, 67세) 고급연구원(조선족, 평양출생, 김일성 대학졸업, 한반도문제 전문가, 한국어 유창), 심세순(沈世順) 아?태연구실 주임, 강요춘(姜耀春) 아?태연구실 부주임, 우소화(虞少華) 부연구원(조선족 女, 한반도 문제 전문, 고려대학교 유학, 한국어 유창) 등이다.


통역은 도병울 고급연구원이 했다. 도병울은 김일성이 39회 중국을 방문하는 동안 20회 통역을 했다고 하였다.

 

 중국의 외교문제는 바로 이 ‘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연구한 바가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는데  한.중 수교는 90년대에 이루어졌지만 수교문제가 거론된 것은 그로부터 10년 전인 80년대 초이고, ‘국제문제연구소’에서 중?한수교 필요성에 대해 외교부에 여러 차례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브리핑하였다.

 

 

조성국 교수  cho-g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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