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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나무

 

조선시대 영조(英祖) 때 영의정을 지낸 정호(鄭澔)는 벼슬자리를 물러나 고향에 돌아가서 나이가 80이 넘도록 손수 농사를 지었다.


한번은 참판(參判) 벼슬에 있는 이형좌(李衡佐)가 왕명을 받고 정호를 방문했는데, 마침 그는 뒤뜰에서 배나무를 심고 있는 중이었다.


이형좌는 짐짓 웃으면서, “어느 세월에 열매가 열려 맛을 볼 수가 있겠습니까.” 하고 농담을 한다. 나이 80에 배나무를 심고 있으니 가소롭다는 것이다.


그래도 정호는 아무 대꾸 없이 배나무 접목을 계속하였다.


그 후 얼마 뒤에 이형좌가 관찰사(觀察使)가 되어 인사를 드리러 온다. 정호는 말없이 손님을 데리고 뒤뜰에 가서 탐스러운 배를 한 아름 따다가 선사하는데, 맛이 기가 막혔다.


이형좌가 감탄하자, 정호는 이렇게 덧붙인다.


“이 배는 지난날 내가 손수 접을 붙여 기른 배인데, 이렇게 자라서 열매를 맺게 되었네. 자네는 그때 나를 비웃었지만, 어찌 노인의 뜻이라고 함부로 여기겠는가?”


십년을 내다보는 데는 나무를 심는 것보다 좋은 일이 없고, 백년을 내다보는 데 사람 가꾸는 일보다 나은 게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성질이 급해서 나중 일은 나중으로 미룬다고 한다.


어떤 인물이 있다면, 국가와 지역에 쓰임 받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가꾸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일 것이다. 우리사회는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그 장래를 위해 인재를 키우는 지혜가 부족한 것 같다.


6.2지방선거가 정점을 치닫고 있다.


거기에 남북 간의 관계도 전쟁 운운 하는 등 최악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하거나, 국가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마다 아쉬운 점은 이 나라가,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아쉽다는 것이다.

나무와 사람은 어떻게 기르고 가꾸었느냐에 따라, 그 쓰임새가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선거에서 교육감(敎育監)과 도교육의원(道敎育議員)도 선출한다고 한다. 인재를 키워내는 교육책임자들을 뽑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도지사· 시장· 도· 시의원에만 관심을 쏟을 뿐, 어린 나무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교육책임자 선거에는 대충 대충 임하는 것 같다.


훗날 인재가 탐스럽게 열릴 수 있도록, 교육선거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곽근홍 발행인  gkskfh33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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