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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 다시 사는 길
  • 장지헌 칼럼리스트
  • 승인 2001.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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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에는 '혈혼대법(血魂大法)'이라는 것이 있어서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전설의 고향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 인데, 이 혈혼대법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경인방송의 '신판관포청천'이란 드라마를 통해 소개돼 흥미롭게 본적이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 드라마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면 옛날에 유명한 의사집안의 한 청년이 시골에 오두막집을 짓고 약초를 캐며, 병자가 있으면 치료를 해주고, 그래도 남는 시간에는 의서를 쓰며 그야말로 착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지방 현령의 애첩을 겁탈하고 죽였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게 된다. 실은 현청에 근무하는 그 친구가 저지른 일을 뒤집어 씌운 것이다.

어쨌든 이 선량한 의사는 즉결 처형되는데, 이 의사로부터 병을 치료받은 적이 있는 망나니가 이 의사의 억울함을 알고 그 지역의 유명한 스님에게 부탁, 소위 혈혼대법으로 9일간 다시 살 수 있도록 했다. 가족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갑자기 변한 남편과 아버지의 모습에 이상하다고만 생각하며 며칠을 보내던 중 이 의사의 집 인근에서 마침 포청천이 괴한들의 공격으로 심한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있음을 발견한다.

그리고 포청천은 그 의사로부터 치료를 받음은 물론 그 의사가 혈혼대법으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며칠을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아울러 그 의사의 억울한 누명을 반드시 풀어주리라 다짐한다.

포청천은 개봉부에 돌아와 공손선생에게 혈혼대법이라는 것을 확인하는데 공손 선생의 설명이 눈길을 끈다. 공손선생이 설명하는 혈혼대법은 이 법을 시행하는자는 반드시 수련을 많이 쌓은 고승이어야 한다는 것. 특히 이법을 시행하는데는 조건이 있는데 그 조건이란 다름아닌 이 법 시행대상은 평소에 적선을 많이하고 덕을 많이 쌓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만약 고승이 아니면 혈혼대법은 실행될 수 없고, 이 법 시행 대상자가 적선을 하지도 않고 덕이 없는 사람이라면 천벌을 받게 된다는 것이었다.

포청천은 여기서 혈혼대법으로 잠시 살아 있는 그 의사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음을 다시한번 확신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현청에 있는 그 의사의 친구에 대한 의혹을 하나 하나 점검하면서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받아 사건을 마무리하고, 의사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준다는 이야기다.

필자는 전에 타 방송에서 '판관 포청천'을 재미있게 본 경험이 있기에 우연히 '신판관 포청천'은 어떤가 하고 보다가 이 이야기를 접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혈혼대법이라는 것이 잊혀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혈혼대법을 쓸수 있는 대상이 평소 적선을 많이 하고 덕을 많이 쌓은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것이 전설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사실인양 각인된다.

자살사이트가 횡행하며, 목숨을 초개(草芥)같이 여기는 요즘 세태에 죽었다가 다시 며칠을 더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겠지만 평소 적선을 많이 하면 죽어서라도 구원받을 수 있다는 고전적 메시지가 필자에게는 산사의 큰 범종의 울림처럼 가슴에 다가온다.

아울러 이 메시지를 우리 시민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특히 지역사회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 분들에게 이 메시지를 주고 싶다.
만약 시민들이 '혈혼대법'을 원용해서 쓴다면 오늘 우리 지역사회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중에 이법을 써도 될만한 지도자는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지도자들이 스스로 묻고 답해 볼 일이다.

장지헌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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