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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소'
인도를 여행할 때면 우리에게 '도저히'이해가 가지 않는 사실이 있다. 깡마른 소들이 떼지어 다니면서 아무데나 방뇨를 하고 배설을 하는 등 '횡포'를 부려도 인도인들은 그 비루먹은 소들을 공손한 태도로 떠받드는 것이다. 만약, 그 나라의 실정을 모르는 외국인이 소들에게 '불경스런' 행동이라도 취하는 날에는 몰매를 가하려고 우르르 달려든다고 한다.
우리의 눈에는 맛있는 '소고기'를 신성시하고 있는 그들이 이상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소가 어떠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 농업기계화, 운송수단의 발달이 되기 전까지는 소야말로 살점에 피멍이 들고 등골이 휘는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그러다가 '밥값'을 못하는가 싶다하면 가차없이 도살장에 글려간 것이다. 식용으로 처지가 바뀐 요즘에는 근수가 많이 나가고 맛있는 육질의 소가 되기 위하여 별별 괴상망칙한 사료를 강제로 먹어야 하고, 맹물을 몇 동이씩 들이마셔야만 한다. 우리나라에서의 소의 일생은 착취와 수탈의 나날이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그들의 주검에 대하여 심심한 애도를 표하거나 히 장사를 치뤄 주는것도 아니다. 그 가죽을 의류, 구두, 핸드백 등 장신구로 사용하고, 살코기, 내장, 뼈 심지어는 선지피까지 모조리 먹어 치운다.
살아서는 공급원으로서 혹독한 희생을 치르지만 그들은 선량한 눈망울로 우리를 지그시 바라볼 뿐 원망도하지 않는다.
비정하기 짝이 없는 우리 인간들은 그러한 소들이 무슨 철천지원수라도 되는 양 아주 '나쁜짓'을 하다가 결국은 소들도, 인간들도 횡액을 당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호주머니를 더 채울 수 있을까하고 간교한 계산 끝으로 소 뼛가루라든가 음식물 찌꺼기를 사료로 먹였기 때문에 소도, 인간도 뇌조직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정신이상으로 헤매다가 죽어간다는 소위 광우병의 늪속으로 함께 빠져버린 것이다.
관계 당국과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에서만큼은 광우병의 문제가 없다고 큰 소리를 치지만 믿는 사람들이 드물다. 서울시내나 수도원에 줄비찬 갈비, 등심 등의 전문점에 뒤늦게 찬바람이 불고, 축산업자와 정육점들이 위기를 맞았다고 세상이 시끄럽다. 자연의 질서를 무시하면서 극단적 이기주의에 혈안이 된 인간들의 죄악에 대한 하늘의 '응징'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끝이 없는 인간의 탐욕 때문에 죄도 없고 성실하기만 한 '소'들이 또 희생당하고 있는 것이다.
작금에 벌어지고 소위 광우병사태를 겪으면서 소처럼 불쌍하기만 한 어떤 대상들이 자꾸만 뇌리에 떠오른다. 청춘을 바쳐 일만 했던 직장에서

곽근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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