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외대 교수(전) / 경기도의원(전) 추민규 © 동부교차로저널

[칼럼] 수험생들이 대입 논술에서 실수하는 요인 중 하나가 요약정리가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흔히 쉽게 생각하고 답을 작성하려는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가령, 논술은 시간과의 싸움과 같다고 보면 된다. 아무리 쉬운 제시문도 일단은 읽고 쓰기 해야 답을 정리할 수 있다. 근데 누구도 요약의 세부 원칙이 무엇인지 모르고 접근하기 때문에 오답을 작성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더구나 생각과 달리 표현되는 내용을 작성하는 학생도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9월 모평이 끝나고, 이제야 대입 수시 접수와 동시에 논술 전형 시험을 치르게 된다. 수능보다 먼저 치르는 시험이니 더 신중한 자세로 임해야 하고, 짧은 시간 내 논술을 쉽게 배우고 익히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처럼 모평이 끝난 시점에서 논술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라면 제시문을 요약할 때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 지문 필자의 서술 의도를 반영해야 한다. 즉 요약문만 보고도 지문의 필자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글을 썼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요약문에 필자의 의도를 반영해야 한다.

◾ 요약문에는 지문 필자의 주된 논의 점인 주장이 담겨 있어야 한다. 요약하기란 글의 내용을 핵심적인 내용과 지엽적인 내용으로 구분하여 주로 그 핵심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간략히 옮기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요약문에 핵심 내용인 필자의 주장이 담겨 있지 않으면 좋은 요약문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 요약문에는 논의 대상에 대한 필자의 관점과 태도가 반영되어야 한다. 즉 요약문은 지문 필자의 논의 대상에 대한 태도, 즉 가치평가적인 태도나 가치폄하적인 태도, 혹은 가치중립적인 태도 등과 일치된 태도를 취해야 한다. 또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다양한 과점에 중에서 지문 필자의 관점과 동일한 관점에서 요약이 이루어져야 한다.

◾ 요약문의 논지 전개 순서는 지문의 논지 전개 순서와 일치해야 한다.

◾ 요약문의 서술 방법은 지문의 서술 방식과 일치해야 한다.

▲ 요약문은 단락 사이의 균형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즉 지문의 단락을 한 단락도 빠뜨리지 않고 반영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단락 사이의 관계나 중요성을 파악하여 그것에 맞게 요약문을 작성해야 한다. 예컨대 두 단락 중에서 주지 단락과 부연 단락이 있다면 주지 단락에 무게 중심을 두고, 분량도 많게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부연 단락을 아예 요약문에 반영하지 않아서도 안 된다.

◾ 지문 필자의 주된 논의점인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 사항, 즉 논거도 요약문에 반영되어야 한다. 핵심적인 논거도 글의 주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 요약문은 문장 간, 단락 간의 연결이 자연스럽고 또 지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자신의 표현으로 재구조화해야 한다. 즉, 정보 간의 단순 나열이 아닌, 연결을 위한 접속어의 활용이나, 내용 조화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글의 내용을 단순히 중간을 베끼거나 나열하는 것, 또는 요약에 불필요한 부분을 그대로 베끼는 것은 요약문의 통일성과 긴밀성을 해치게 된다. 그러므로 지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지 말고 되도록 자신의 표현으로 바꾸어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

◾ 요약문을 작성할 때는 맞춤법과 띄어쓰기, 정확한 문장의 구사에 유의해야 한다. 이는 유의 사항에 들어 있지 않더라도 글쓰기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 사항이다.

◾ 요약문을 통해 측정하려는 것 중의 하나는 제시된 조건에 따라 글을 작성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시험 요약문의 쓰기는 위의 일반적인 평가 기준 외에도 특별히 제시하는 유의 사항이 있을 수 있다. ‘글의 전체적인 내용을 균형 있게 요약하라’든지 ‘두 단락으로 작성하라’고 하는 것 등이 그 예이다.

생각보다 논술을 준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냥 읽고 쓰는 시간을 늘려보면 어떨까. 생각과 다르게 논술이 마냥 재밌고 적성에 맞는 시험일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기를 논술은 쉼 없이 노력하는 학생에게 기회가 보장된다고 말한다. 이는 노력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는 없으나 그래도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기출문제와 모의 문제를 중심으로 실전과 같은 반복 연습을 자주 하라.

끝으로 급하게 서두르는 행동보다는 차근차근 순서에 맞게 준비하는 수험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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