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선(大選) 때면 생각나는 일

제3대 대선 때(1956년) 민주당(야당) 대통령 후보 신익희
못 살겠다 ⁃ 갈아보자! - 대선사상 유명한 민주당 선거구호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 상 길이 남을 명 선거구호
신익희 열차타고 호남 유세 가다 열차 안에서 홍차 마신 뒤 별세
신익희 사인에 국민들 의문 가져

▲ 조성국 법학박사, (前) 경민대 교수⋅도서관장, (예비역) 해병대위, 국가유공자 © 동부교차로저널

1950년 6.25 사변 때 서승남(윤월 스님) 학도병은 경북 영천 전투에서 인민군 상좌(대위) 문용형(문재인 대통령의 부친)을 내가 생포(生捕)헸다고 증언하였다(2021. 2. 유튜브 방송).

윤월 스님은 이 유튜브 방송에서 “대통령은 대통령될 운을 타고나야 된다”고 하였다. 필자(筆者, 조성국)는 “운을 타고 나야 된다”는 말에 공감하였다. 그러면서 대통령 선거 때가 되면 머리에 떠오르는 일들이 있다.

서승남 씨는 1960년 대, 대학에 입학하였고, 필자와 같은 학과 동기동창생이 되었다. 필자보다 7년 연상(年上)이므로, 필자는 그를 “서 형”이라고 불렀다.

졸업 후 한 동안 만나지를 못 했다. 그런데 언젠가 필자가 화신백화점(현 서울 종로 타워) 옆(조계사 건너편)을 지나가는데 어떤 스님이 합장을 하고 필자에게 절을 해서 필자가 좀 당황스러워 했다. 그러자 그 스님이 내 앞으로 더 다가 와서는 “나 서승남이야!” 라고 해서 좀 놀랬다.

필자가 “서형! 어떻게 스님이 되었어요?” 라고 물었더니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뭐”라고 하였다.

2022. 3. 9.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 힘 당 및 국민의 당 등에서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하다. 윤 월 스님이 ‘대통령은 대통령될 운을 타고 나야 된다’고 한 말에. 다시 한 번 공감한다.

대통령 선거 때가 되면 필자는 어린 시절 제3대 대통령 선거(1956년 5월 15일 - 그 당시는 정·부통령선거, 이하 대통령 선거라 호칭) 상황이 파노라마(Panorama)처럼 떠오른다. 어린 시절의 이 동화(童話) 같은 실화(實話)로 인해 필자의 마음은 한 동안 높은 꿈과 포부로 부풀어 있었는데 제3대 대통령 선거결과로 물거품이 되어 아쉬움으로 남았다.

필자의 어린 시절의 꿈은 단순히 자다가 허황되게 꾼 꿈 즉 픽션(Fiction)이 아니고, 주위의 여건(사회 저명 인사들)이 필자의 마음을 공중에 떠오르게 만든 논픽션(Nonfiction 實話)이다.

필자의 출생지는 경기도 광주군 서부면 춘궁리[현, 하남시 춘궁동(고골-궁안 마을)] 이다.
*궁안(宮內-궁내) 마을 - 백제시대 하남위례성 왕궁이 있던 마을이라는 전설이 있음.

필자의 어린 시절(농경시대), 우리 마을은 집성촌(集姓村)이었다. 우리 집 바깥마당 끝의 연결은 큰댁[필자 증조부님(3男)의 형님(2男) 댁] 바깥마당 이고(큰댁, 현재는 다른 곳 이전), 큰댁 사랑방은 서당(書堂)이었다. 큰댁은 한옥인데 안마당에서 안채 지붕을 바라본 추녀 끝 이엉(지붕재료) 단면(斷面)의 두께가 약 1m 정도 되는 그야말로 고택(古宅)이었다.

우리나라 영화의 초창기, 김기영 감독이 영화 ‘양산도’를 촬영할 때(1955년) 김 감독이 이 古宅을 와 보고는 남자 주인공의 집으로 정하여 영화를 촬영하였다. 이 영화의 주연은 남자주인공은 수동(조용수)이고, 여자 주인공은 옥랑(김삼화) 이었다. 이 영화 ‘양산도’는 현재 CD로 나와 있다.

우리 영화의 여명기(黎明期), 고골 지역에서 영화를 촬영, 지역 주민이 기르는 말(馬)과 여러 가지 장비를 이용 및 많은 주민들을 엑스트라(Extra)로 영화에 출연시킴으로써 고골 주민들의 영화에 대한 인식을 업그레이드(Up grade)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필자의 재당숙[再堂叔(7촌 아저씨), 趙尙煥(조상환 1898~1969)-조성윤 前 경기도 교육감님의 부친] 어른이 유학자(儒學者)로 서당(書堂) 훈장(訓長)님이셨다(이하 훈장님으로 호칭).

이 훈장님은 어린 필자를 어떻게 보셨는지, 저녁이면 서당으로 불러서 한문(漢文)을 가르쳐 주시면서, 아울러 집안의 족보와 국가 정치문제, 사회문제, 지역문제 기타 구전설화(口傳說話) 등을 사사(師事)해 주셨다. 그 때 나이가 어리므로 설명해주시는 대로 들었다. 구전설화 중에서 ‘홍경래의 난’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 때 배운 지력(知力)이 마중물이 되어 훗날 필자가 우리 집안의 파보(派譜-족보)를 편찬하였고[1990. 기타 저서(著書) 총 8권], 대학 교수가 된 후 학생들에게 전공과목 강의하면서 추가로 구전설화 등을 전수(傳授)해 주었다.
*경기도 00시 (전)시장, 00면 (전)면장 및 00시의회 (전)의장 등이 필자의 제자들이다.

이 훈장님은 지역 유지(地域有志)들과 교류를 자주하셔서 유지들이 서당에 자주 오셨고, 특히 지역[廣州郡(광주군)] 국회의원인 해공(海公) 신익희(申翼熙 1894~1956, 제2대 국회의장) 선생님[경기도 광주군 초월면 서하리 사마루(社村) 출생. 국민대학교 설립자(설립시 서울 종로구 창성동, 현재 성북구 정릉동)]과는 각별한 사이여서 해공 선생님(이하 해공 선생님으로 호칭)이 書堂에 자주 오셨다.

우리 동네(농경시대) 어른들의 복장은 한복인데, 해공 선생님은 양복(정장) 차림 이셨고, 운전기사가 검은색 지프(Jeep)로 모시고 왔다. 차가 오면 동내 어린애들에게는 그 차 자체가 구경거리였다. 왜냐하면 그 당시 우리 지역에는 우마차(牛馬車) 밖에 없었으므로….

훈장님은 정치문제 및 해공 선생님과 허심탄회 하게 나눈 말씀 등을 어린 필자에게 마치 성인에게 이야기 하듯 모두 말씀해 주셨다. 하루는 훈장님께서 필자에게 정치문제를 설명하시자, 옆에 와 계시던 이웃집 아저씨(김0수)가 훈장님께 “애들(필자)한테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라고 하자, 훈장님께서 “이 사람아! 얘를 어린애로 보지 말게!”라고 말씀하셨다.

필자가 중학교를 졸업하였다(1956. 3.). 그 해 제3대 대통령선거(1956년 5월 15일)가 있었다. 해공 신익희는 1956년 3월 28일, 5월 15일에 치러질 제3대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었고, 부통령 후보는 장 면(張勉) 박사(博士)였다.

이 선거에서 민주당이 내걸었던 선거구호는 “못 살겠다 ⁃ 갈아보자!”였다.

해공 선생님이 대통령에 출마하신 후 훈장님을 찾아오셨다. 해공 선생님께서 훈장님께 “내가 대통령이 되면 자녀들 공부시키는 것은 염려하지 마십시오!”라고 하셨다고, 훈장님이 필자에게 말씀해주셨다. 물론 필자도 그 범주(공부)에 속한다는 말씀이셨다. 따라서 필자의 어린 마음은 부풀지 않을 수 없었다 ….

민주당의 서울 선거유세는 5월 3일 오후 2시 용산구 이촌동 한강 백사장에서 열렸다. 당시 서울 인구가 160만 명이고, 유권자는 70만여 명이었는데, 유권자의 거의 절반인 30만여 명이 모였다.

“못 살겠다 ⁃ 갈아보자!” 단 여덟 글자로 된 이 선거구호는 당시 여당인 자유당의 부패와 무능, 독단에 넌더리를 내고 있던 민심을 완전히 휘어잡았다. 따라서 해공 선생님의 대세론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고, 관리들과 경찰들까지도 은밀하게 신(申) 후보 쪽에 줄을 섰을 정도였다고 한다.

한강 백사장 선거 유세 후, 5월 5일 새벽 부통령 후보 장 면과 함께 호남선 열차를 타고 자유당의 이승만과 맞서 호남지방으로 유세를 위해 전북 이리로 향하던 중, 해공 선생님은 열차 안에서 홍차를 마신 뒤 정신을 잃었고, 결국 별세하셨다.

아∼! 참으로 통탄할 일 이었다!

5월 15일 대통령 선거는 치러졌다. 해공 선생님이 별세하신 후 훈장님은 3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셨고(훈장님이 필자에게 설명), 15일 투표장에 갔지만 투표용지에 기표를 하지 않고, 그대로 투표함에 넣었다고, 투표를 하고 오셔서 필자에게 설명하셨다. 그러면서 해공 선생님의 죽음은 ‘독살(毒殺)’이라고 필자에게 말씀하셨다.

선거결과 대통령은 여당인 자유당 후보 이승만이 당선 되었지만 부통령은 여당인 이기붕(李起鵬) 후보보다 야당인 민주당 장 면 후보가 압승을 거두었다.

해공 선생님 별세 후 호남선을 배경으로 한 박춘석 작곡, 손로원 작사, 가수 손인호가 부른 노래 “목이 메인 이별가를 불러야 옳으냐!”로 시작되는 ‘비 내리는 호남선’이 대(大) 히트(Hit)를 한 이유도 해공의 죽음 때문이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이 노래는 민주당의 당가(黨歌) 처럼 불리고 있었다. 이처럼 문제가 되자, 경찰은 이 노래가 신익희 선생의 죽음을 애도하는 뜻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며 작사자에게 집요하게 물었다. 그러나 조사결과 이 곡은 해공 선생님이 별세하기 3개월 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작사자인 손로원은 괴로움을 당했다고 한다.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수많은 선거가 치러졌고, 수많은 구호가 내세워졌지만 제3대 대통령 선거 때 신익희 후보가 나선 민주당이 내걸었던 “못 살겠다 ⁃ 갈아보자!”는 민심을 완전히 휘어잡은 걸작이자,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명구호였다.

필자는 위의 동화 같은 실화를 겪고 나서 사람에게는 ‘하늘이 내려주신 운명(運命)이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고, 최선을 다한 후에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 하는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좌우명으로 삼았다.

교차로저널 webmaster@n363.ndsof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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